태풍 '루사'의 피해 규모가 시간이 흐를수록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복구작업이 진행되면서 재산 피해가 속속 드러나고 있어 직·간접적인 피해액은 지금까지 역대 최대였던 '올가'를 웃돌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3일 중앙재해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태풍에 따른 직접적인 재산피해 규모는 이날 오후 3시 현재 1조5백2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기상관측 이래 두번째였던 1987년 '셀마'의 5천9백65억원을 훨씬 넘는 규모다. 지금까지의 '루사'피해액은 지난 99년 9월 한반도에 휘몰아쳤던 '올가'의 1조7백4억원(물가상승분 반영)에는 못 미치고 있다. 그러나 통신두절에 차량 통행까지 끊기면서 피해 집계는 물론 피해상황 보고조차 이뤄지지 않은 지역이 많은 점을 감안하면 '루사'가 사상 최대 피해액을 낸 태풍으로 기록되기는 시간 문제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중앙재해대책본부 관계자는 "루사로 인한 재산피해가 지난 2일 4천억원대에서 이날 1조원을 넘어섰다"며 "태풍피해로 농산물 값이 폭등하고 정전 정수 가스중단 등으로 인한 각 가정들의 간접적인 피해까지 고려한다면 피해 규모는 사실상 역대 최대가 될 것"으로 분석했다. 인명피해도 기록적인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루사'로 인한 인명피해는 중앙재해대책본부 집계치가 1백84명.사고원인이 불분명한 14명까지 합하면 1백98명,실종신고 등을 종합한 수치는 2백15명에 달한다. '루사'는 1904년 이후 태풍으로 인한 인명피해 규모에서도 역대 9위로 나타났다. 임상택 기자 lim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