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열풍] 주택관리사 인기직종 부상 .. 주택 관리 수요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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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모 과장(32).퇴근하자 마자 소주 한 잔하는 대신 서울 노량진에 있는 고시학원으로 발길을 돌린다.
가방엔 주택관리사 시험준비서적을 빼곡 채우고서. 그는 힘든 일과를 마치고 나면 파김치가 된다.
그래도 학원에서 같은 또래,같은 수준의 수험생의 얼굴을 보면 묘한 경쟁심이 발동한다.
김씨는 "지금하고 있는 일도 마음에 들어요.
하지만 불확실한 미래를 대비하기 위해 자격증을 따기로 결심했다"며 "주위 동료들 의견을 종합해본 결과 주택관리사가 무엇보다 안정적이고 전망도 밝은 직업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의 경우처럼 공동주택(아파트) 주요시설의 유지와 보수업무를 총괄할 자격을 갖는 주택관리사 자격증에 대한 관심이 지난 90년 제도도입 이후 여전히 높다.
외환위기 이후 직장을 잃은 40~50대 가장(家長)은 물론 30대 초반의 젊은 사람들도 주택관리사 자격 취득준비 대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저조한 취업률에도 불구,앞으로 정부의 주택정책 방향이 "공급위주"에서 "관리중심"으로 바뀌면 주택관리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서울 노량진 등 학원가는 주택관리사 지망생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초빙 전문강사를 늘리는 등 강의 질을 높이고 있다.
8천5백여명의 주택관리사 활동=지난 90년 처음으로 실시된 자격시험은 2년에 한 번씩 시행된다.
7회째를 맞은 올해는 11월 17일 시험을 치른다.
지금까지 자격증을 딴 사람은 모두 1만8천8백81명.자격증을 취득하면 아파트 관리소장으로 활동하게 된다.
주택관리사가 의무적으로 배치돼야 하는 공동주택은 승강기가 있거나 중앙집중식 난방일 경우 1백50세대 이상,3백세대 이상 공동주택이다.
여기에 해당되는 공동주택은 전국에 8천3백83단지로 의무관리대상이 아닌 공동주택에서 일하고 있는 주택관리사까지 합치면 8천5백명 정도가 현직에서 일하고 있다.
안정적인 전문 직종=자격증 소지자에 비해 실제 주택관리사로 활동하는 사람이 적은 실정이지만 주택관리사의 향후 전망은 밝은 편이다.
정부가 주택정책의 무게중심을 관리쪽으로 옮기는 추세다.
이에 따라 주택관리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가진 인력에 대한 수요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뿐만 아니라 주택관리사의 업무영역이 아파트에서 임대주택 주상복합 건물까지 넓혀진다면 주택관리사의 몸값은 더 뛸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대한주택관리사협회 관계자는 "현재 주택관리사가 과잉배출돼 서울에선 일자리를 구하기가 힘든 게 사실"이라면서도 "수도권 외곽이나 지방도시의 경우 주택관리사에 대한 신규 수요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주택관리사는 이제 대중적인 인기를 누리는 단계에서 전문 자격증으로 자리잡아 가고 있다"며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괜찮은 직업"이라고 덧붙였다.
학원에서 문제집까지 발간=주택관리사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상황에서 각종 고시학원의 관련 강좌엔 수험생들이 몰리고 있다.
노량진 B학원 관계자는 "최근들어 주택관리사 시험 합격률이 낮아지고 취업도 쉽지 않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수강생들이 조금씩 줄고 있다"면서도 "오전반 야간반에 각각 3백여명의 수험생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고 전했다.
이들 학원은 주택관리사 시험관련 문제집을 직접 출판,수험생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한국법학연구원 김정안 부원장은 "수험생들은 주택관리사 문제집을 내놓는 출판사 대부분은 영세할 뿐만 아니라 내용도 조악하다고 불평한다"며 "이에 따라 학원이 직접 전문강사들을 활용해 엄선된 문제를 담은 참고서를 내놓고 있다"고 밝혔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