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7명이 26일 오후 중국 베이징(北京)시내 차오양취 구역에 위치한 외교부에 난민보호신청서를 제출하기 위해 진입하려다 현장에서 모두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탈북자들이 중국 정부에 난민보호 신청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북한주민들의 탈북행태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을 낳고 있다. 이들은 특히 모두 한국으로 가겠다는 의사를 밝혀 중국 당국의 향후 태도가 주목된다. 탈북자들은 신청서에서 "자유를 얻기 위해 탈출했기 때문에 북한으로 돌아간다면 반드시 처벌받을 수 밖에 없다"며 난민 지위를 인정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탈북자중 3명은 이날 오후 1시55분(한국시간 오후 2시55분)께 외교부 동문쪽 진입을 시도하다가 진입이 저지되자 김별씨(30.여)가 비장한 표정으로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이라는 플래카드를 펼쳤으며 또 다른 한명의 탈북자는 준비해간 다른 플래카드를 펼치다가 빼앗겼다. 탈북자 7명이 준비한 플래카드는 모두 5가지로 '북조선 인민 구출하자' '우리를 난민으로 인정하라' '자유대한으로 보내주세요' '우리에게 자유를' 등이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동문을 지키던 중국 경찰은 처음에는 이들을 제지하다 곧 바로 체포에 나섰으며 탈북자들은 체포되지 않으려고 몸싸움을 벌이고 발버둥을 쳤다. 이어 주변의 사복 공안이 가세하고 무장경찰 수십명이 한꺼번에 몰려들자 탈북자들은 결국 붙잡혀 정문 왼쪽의 초소로 끌려갔다. 이들은 초소에서 잠시 심문을 받은 뒤 긴급 출동한 공안 차량에 실려 모처로 끌려가 조사를 받고 있다. 그로부터 불과 몇분 뒤인 오후 2시(한국시간 오후 3시)께는 정문에서 김재곤씨(60) 일가 4명(남.여 각 2명)이 역시 '난민보호신청서'를 갖고 진입하려다 저지당한 뒤 모두 체포됐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