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는 대 이라크 군사공격을 지원하기 위해 걸프해역으로 향하는 미군 함정의 수에즈 운하 통과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고위 측근이 24일 밝혔다. 무바라크 대통령의 정무 보좌관 오사마 알-바즈는 야당계 주간지 알-길과 가진단독 회견에서 "이집트는 미군 선박들이 이라크를 공격하기 위해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도록 허용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바즈 보좌관은 또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군사공격은 중동 전 지역을 위험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알-바즈 보좌관은 지난 17일 카타르의 QNA통신 회견에서도 "이집트는 이라크의 영토적 통합성과 독립 및 이라크 국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어떠한 도전행위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미국이 이라크에 군사공격을 가할 아무런 법적 권한도 없음을 지적했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알-바즈 보좌관의 수에즈 운하 이용 불허 발언과 관련, 미국과 이집트가 체결한 관련 협정을 고려할때 그같은 조치가 가능할지 의문스럽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집트는 1956년 수에즈 운하를 국유화한뒤 주로 이스라엘과의 전쟁 기간에 운하를 일시적으로 폐쇄한 바 있다. 수에즈 운하 통과 불허설은 이집트계 미국인 인권운동가에 대한 이집트 법원의 실형 판결로 양국 관계가 최악의 국면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미국은 이집트 법원이 사아드 에딘 이브라힘 카이로 아메리칸대학 교수에 대한 재심에서 7년형을 선고한뒤 이집트에 대한 추가 원조를 중단하겠다고 경고했다. 이후 이집트 관영 언론들은 미국의 위협이 내정간섭에 해당된다며 연일 반미 논조의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정광훈특파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