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인들은 성인 3명중 2명 이상 꼴로 자신들이 노동자 계급에 속하며 이를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중산층의 55%가 자신들도 "노동자 계급 의식"을 가지고 있다고 대답했다. 실제 노동자 계급의 숫자는 줄어들는데도 자신이 노동자 계급이라고 생각하는사람의 비중은 지난 99년 52%에서 68%로 늘어났다고 여론조사기관 MORI가 21일 밝혔다. 성인 1천875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응답자의 68%는 "하루가 끝나며 나는 노동자 계급이며 그것이 자랑스럽다"고 동의했다. MORI의 해설가 로저 모티모어 박사는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노동당 정권의 연임기간에 생겨난 사회연대의 "뚜렷한 부활"이라고 표현했다. 그는 많은 조사대상자들이 직업에 따라 분류된 자신들의 계층을 정확하게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한편 조 애시튼 전 하원의원은 토니 블레어 총리의 부인 셰리 블레어 여사를 노동자 계급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셰리 블레어 여사는 연봉이 25만 파운드(약 5억원)에 달하는 변호사지만 부모가 모두 노동자 계급 출신인데다 배우인 부친이 가정을 떠난 뒤 직장을 다니는 모친과 함께 성장했기 때문이라고 애시튼 전 의원은 설명했다. 그러나 애시튼 전 의원은 사립학교를 다닌 블레어 총리를 노동자 계급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사회학자인 리처드 스케이스 교수는 노동자 계급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증가하는 이유는 전통적인 중산층 전문직인 기술, 엔지니어링, 의학, 교직 등의 분야에서직업 안정성이 떨어지고 압박이 커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아무리 부자라고 하더라도" 기성세대에 반대하고 노동자 계급의 말투로 말하기가 유행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런던=연합뉴스) 김창회 특파원 ch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