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석유화학이 영업실적 호조를 보이면서 채권단과 유화업계간에 매각 또는 매입가격에 대한 견해차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경기호조로 현대석유화학도 올 상반기 영업실적이대폭 호전된데다 이런 추세가 향후 몇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매각작업을 진행중인 채권단의 매각 기대가격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현대석유화학의 현재 장부가격은 7천700억원, 부채는 2조941억원으로 추산되고있다. 이 회사는 작년과 재작년에 각각 2천111억원, 3천783억원의 순손실을 냈었다. 그러나 올들어 분위기가 반전돼 1.4분기에 경상이익 6억원, 영업이익 405억원 흑자로 전환된데 이어 2.4분기에도 경상이익 569억원, 영업이익 452억원 흑자로 영업실적이 더욱 호전됐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대석유화학의 상반기 영업이익은 856억원으로 이 기간 이자비용인 861억원과 비슷했으며 감가상각비 1천500억원을 전액 비용으로 처리, 사실상 1천500억원의 흑자를 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 추세가 최소 3년만 유지되면 현대석유화학은 자력으로 현재 부채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따라서 현대석유화학의 `몸값'은 장부가격에 상반기 흑자 1천500억원(비용처리한 감가상각비)을 더하고, 석유화학 경기상승에 따른 +α까지 감안해 1조5천억원대를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석유화학 채권단은 매각가격에 대해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이 수준 이상을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매입의사를 밝힌 SK㈜, LG화학, 호남석유화학 등은 "석유화학 경기가 상승하고 있으나 현재로선 공급과잉 상태인 만큼 가격이 맞지 않으면 현대석유화학 인수에 굳이 나서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작년에 채권단이 국내 모기업에 5천억원대에 현대석유화학 인수를 제의했으나 해당기업이 부채탕감 조건을 내세우는 바람에 거래가 성사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유화업계 관계자는 "인수의지를 밝히고 있는 기업들은 매입가격으로 작년에 제시된 가격 정도를 고려하고 있으나 채권단의 제시가격이 너무 높은 게 사실"이라며"매각 자체가 어려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대석유화학 채권단은 지난달 재정자문사인 골드만삭스의 실사작업을 바탕으로현대유화의 자산, 재무상황, 생산.판매.구매 등의 영업현황을 포함한 기업설명서(IM)를 인수예상기업에 발송했으며 이들로부터 인수의향서를 받아 이달중에 우선협상대상기업을 선정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인교준기자 kji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