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북미지역간 컨테이너 해상 운임이 내년초에 또 대폭 오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최근 잇따른 운임 인상으로 야기된 국내 해운업계와 하주업계의 갈등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 업계간 힘겨루기는 다음달 14일과 15일 하루 차이로 미국 루이지애나와 워싱턴에서 제각각 열리는 국제화주협의회 및 국제선사협의회에서 절정을 이룰 전망이다. 18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 현대상선 니혼유센 쇼센미쓰이 등 태평양안정화협정(TSA) 소속 14개 선사 대표들은 지난 14일 미국 뉴저지주에서 정기총회를 열고 내년초 대폭적인 운임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선사는 다음달 15일 워싱턴에서 사장단회의를 열어 구체적인 인상폭과 방법 등을 결정키로 했다. TSA의 이같은 결정은 이달 19일부터 아시아~북미간 컨테이너 운임을 TEU(길이 20피트 컨테이너)당 2백25달러씩 인상키로 발표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하주들의 반발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가전제품의 경우 현재 해상운임료는 TEU당 1천6백달러 수준이지만 19일부터는 1천8백25달러,내년부터는 2천달러선을 넘나들 것으로 보인다. ◆밀어붙이는 해운업계 한진해운 현대상선 등 국내 메이저 컨테이너 선사들은 올들어 4월과 8월 두차례에 걸쳐 운임을 올렸다. 하지만 선사들간 인상 결의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데다 가격 자체도 워낙 바닥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원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해운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 가격은 최저수준이었던 지난해 말보다 약간 회복된 수준에 불과하다"며 "제대로 영업이익을 내려면 TEU당 2천달러 수준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운임 인상이 수출경쟁력을 갉아먹는다는 하주들의 주장에도 동의하지 않는다. 전 세계 선사들이 비슷한 수준으로 화물수송비를 올리는 만큼 교역조건은 동일하다는 것이다. ◆강경한 하주업계 삼성전자 LG전자 한국타이어 금호타이어 SK글로벌 등 국내 교역량의 40%를 담당하는 10개 회사들은 최근 '빅10 하주협의회'를 구성해 조직적으로 대응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 협의회는 회원수를 추가로 늘려 세력을 확장하는 한편 경우에 따라서는 운송계약을 파기할 수도 있다는 강경입장을 각 선사에 비공식적으로 통보하고 있다. 또 선사들이 9천원에서 1만5천원으로 인상한 선하증권 등 서류발급비도 1만2천원대로 낮추지 않으면 납부를 거부키로 했다. 이들 기업은 다음달 14일 미국 루이지애나에서 열리는 미주 유럽 아시아 3개 대륙 하주협의회에서도 선사동맹의 일방적 운임인상에 반대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발의키로 했다. 조일훈 기자 ji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