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인식을 통해 물건값을 결제하는 '손가락 결제'가 미국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신용카드나 수표로 결제하는 것보다 시간이 훨씬 절약돼 고객 편의와 기업 생산성을 크게 높여주기 때문이다.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시작된 '손가락 결제'는 최근들어 주유소 은행 등 다른 업종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서부지역 슈퍼마켓 체인인 웨스트 시애틀 트리프트웨이에서는 '손가락 결제'가 이미 보편화됐다. 고객들이 계산대의 스캐너에 집게손가락을 올려 놓으면 스캐너가 지문을 인식,미리 등록해 놓은 신용카드 등을 통해 즉시 결제가 이뤄진다. 폴 카이오스키 사장은 "고객이나 우리 모두에게 만족을 주는 시스템"이라고 평가했다. 미국 최대 슈퍼마켓 체인인 크로거도 최근 몇달간 휴스턴 3개 점포에서 '손가락 결제'를 시험 운용하고 있다. 휴스턴지역 책임자인 게리 허들스턴은 "계산 속도를 빠르게 해줘 비용 절감은 물론 부정수표도 크게 줄여주고 있다"며 "이 시스템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는 특별 할인혜택을 주고 있어 사용자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다"고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맥도날드도 캘리포니아 프레스노 등 일부 지역에서 지난 1월부터 4월까지 시험 적용한 데 이어 최근 그 대상을 확대하고 있고 세계 최대 할인매장인 월마트도 이 시스템 도입이 초읽기에 들어갔다. 조지아주 하페빌의 시트로 주유소는 아예 지문 인식을 사용하는 고객들의 수표만 받는다. "일반 고객들의 수표를 받을 때는 수표 뒤에 운전면허번호 전화번호 등을 이서받느라 결제시간이 건당 3분 가량 걸렸으나 이제는 30초면 모든 거래가 끝난다"고 리테시 샤 사장은 전했다. '손가락 결제'가 빠르게 늘어나는 것엔 첨단 기술의 대중화로 관련 시스템 가격이 1만달러선으로 내려온 것도 한몫 한다. 생체인식 분야를 취급하는 '바이오 메트릭스 다이제스트'란 잡지의 윌리엄 로저스 편집장은 "지문인식 같은 생체학적인 접근은 보다 높은 편리성과 안전성을 얻는 대신 일부 프라이버시를 포기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전국 데이터베이스연합회 필립 베레아 회장은 그러나 "이 시스템은 단점보다는 장점이 훨씬 많은 만큼 관련제품 생산업체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어 앞으로 빠른 속도로 대중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뉴욕=육동인 특파원 dong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