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증시의 대표주중 하나인 SK텔레콤 주가가 5일 연중 최저치로 떨어졌다. 한국전력 POSCO의 주가도 추락하긴 마찬가지다. 제일기획 LG전자 등 옐로칩도 연중 최저라는 달갑잖은 꼬리표를 달았다. 외국인은 이날 1천3백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기관마저 매도공세를 펴며 5백5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거래소시장과 코스닥시장 모두 저점만 낮아지고 있다. 물론 "주가지수 640선 밑으로 떨어지면 과매도"(대우증권 투자분석부 김영호 팀장)라는 분석도 나온다. 그러나 "솔직히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이유는 간단하다. 해외변수에 의해 국내 시장이 움직이고 있어서다. "현재로서는 미국시장이 안정되느냐 여부가 최대 관건"(미래에셋증권 이종우 운용전략실장)인 셈이다. ◆ 저점만 낮아지는 시장 =외국인의 매도 타깃이 대형주로 모아지고 있다. 삼성전자 SK텔레콤 등이 뭇매를 맞고 있다. 시가총액 비중이 큰 종목이 하락하면 지수는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외국인들의 매도공세는 빠져 나가는 자금이 큰 원인이다. 지난주 뮤추얼펀드에 약간의 돈이 들어오긴 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른 상황이다. 지난주 미국의 2분기 GDP(국내총생산)가 예상치를 밑도는 수준으로 발표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안정돼가는 듯한 자금동향이 다시 흐트러질 수 있다는 얘기다. 이같은 상황이 벌어질 경우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당분간 계속될 수 있다는게 전문가들 분석이다. 기관 역시 적극적으로 주식을 사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미 펀드내에 주식비중이 거의 꽉 차 있다는 점에서 그렇다. "지수가 하락을 멈추는 것은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일단락되느냐에 달려 있다"(미래에셋 이종우 실장)는 지적이다. ◆ 솔솔 이는 바닥론 ="무엇보다 국내기업의 실적 자체가 좋다"(대신증권 나민호 투자정보팀장)는 얘기가 많다. 증시격언대로 수급이 재료에 우선하는 장이긴 하지만, 결국 주가는 실적을 반영하게 돼있다는 뜻이다. 사실 사상 최대치의 실적을 낸 기업이 잇따르고 있다. 시장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는 1조원어치의 자사주를 6일부터 매입하기 시작한다. 물론 그렇다고 급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대신증권 나민호 팀장은 "최근 미국시장 조정시 종합주가지수는 700선에서 치열한 공방을 벌인 데다 올하반기 경기도 좋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고 말했다. 지수상승 가능성이 낮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대우증권 김영호 팀장은 "이러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종합주가지수가 640선 밑으로 떨어진다면 과매도상황으로 진입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 향후 투자전략은 ="소나기는 우선 피하는게 좋다."(미래에셋 이종우 실장) 하락추세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금을 늘려나가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특히 대형주의 경우 외국인의 매도공세가 이어질 경우 하락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섣부른 매매를 삼가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미래에셋 이 실장은 "지수의 낙폭이 줄어들고 횡보장세가 이어질 경우 중소형 우량주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며 "미국의 중소형주 지수인 러셀지수의 낙폭이 다우지수의 낙폭보다 훨씬 적다는 점에서 횡보장에선 중소형주의 강세가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조주현 기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