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대 연봉자가 가장 많은 직종으로는 단연 보험설계사를 꼽을 수 있다. 생명보험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국내 생명보험사에서 일하는 보험설계사 17만명중 1.8% 가량인 3천여명이 1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생보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생명은 지난해 9백30명의 억대 연봉 설계사를 배출했다. 한해에 5억원 이상의 고액 연봉을 기록한 설계사도 5명이나 됐다. 종신보험 등 보험료가 높은 고부가가치 보험 상품 판매가 급속히 증가하면서 억대 연봉을 받는 보험설계사가 급격히 늘고 있는 추세다. 삼성생명은 지난 98년에 4백20명이던 억대 연봉 설계사가 2000년에 8백82명으로 증가했다. 회사측은 금년에 1천명 이상의 억대 연봉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 외에도 교보 대한생명 등 대형 생보사들은 억대 연봉 설계사가 수백명에 달한다. 외국계인 푸르덴셜 ING생명도 공식적으로 현황을 밝히지는 않지만 억대 연봉자가 수백명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억대 연봉자들에게서 특정한 판매패턴이나 공통적인 특징을 찾아낼 수는 없다. 다만 한가지 분명한 것은 억대 연봉자들이 한결같이 부지런하고 꾸준히 활동한다는 점이다.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고객과 끊임없이 통화하고 방문하고 상담한다. 고객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달려간다. 흥국생명의 보험여왕인 강정숙씨는 하루에 10가구를 직접 방문하고 10명 이상에게 전화를 건다. 기존 고객을 철저히 관리하는 것도 또다른 노하우다. 기존 고객을 만족시켜야 새로운 시장을 창출할 수 있다. 고객이 또다른 고객을 소개해 주기 때문이다. 국내의 세대보험가입률은 86%에 달한다. 보험시장이 사실상 포화상태라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존 고객을 통해 추가 계약을 하거나 새로운 고객을 소객받는 방식의 영업이 중요하다. 최근 보험사들이 VIP 영업을 강화하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교보생명에서 10년째 보험설계사로 활동하는 S씨는 계약 유지율이 98%에 달한다. 전체 설계사들의 평균 유지율보다 10%포인트 이상 높다. 작년초 5백명이던 보유 고객이 작년말에 6백명으로 증가했다. 수입보험료도 월 3천7백만원에서 연말에는 5천만원으로 증가, 월 평균 4천3백만원의 꾸준의 수금 실적을 거두고 있다. 이같은 성과로 그가 받는 소득은 신계약 수당, 성과 수당, 보유계약 수당 등 월평균 9백50만원에 달한다. 보유 계약을 철저히 관리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억대 연봉 반열에 오를 수 있다.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는 직종으로 부상되면서 보험영업으로 자신의 꿈을 이뤄보겠다는 이들도 계속 늘고 있다. 그러나 예전과 달리 보험설계사 입문도 이제는 쉽지 않다. 종신보험만을 판매하는 푸르덴셜생명은 엄격한 선발 기준을 적용, 자질있는 사람만 설계사로 쓰고 있다. 4년제 정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 경력이 2년 이상이 돼야 한다. 이런 조건을 충족해도 모두 재무설계사가 되는 것은 아니다. 설계사를 선발한 이후에도 보험사들은 철저한 교육을 시킨다. 보험업계에서는 '교육이 곧 영업'이다. 삼성생명은 전국의 지점단위마다 설계사 교육을 전담하는 간부급 임직원 1명과 대리급 1명을 배치, 체계적으로 설계사 교육을 실시한다. 유능한 설계사의 비법을 축적하고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도 계속 개발하고 있다. 이익원 기자 i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