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과 전화를 통한 금융거래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싸고 빠르고 편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인터넷을 이용한 은행 업무 처리(건수) 비중은 지난 6월말 현재 11.7%를 차지하고 있다. 작년 말(8.8%)에 비해 2.9%포인트 증가했다. 전화로 은행 일을 보는 텔레뱅킹 비중도 1%포인트 높은 12.9%를 기록하고 있다. 은행 창구를 찾지 않고 편하게 은행 업무를 처리하려는 사람들이 그만큼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더구나 최근 들어선 주5일 근무제 실시에 따른 은행 토요일 휴무로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고 있다. 7월부터는 하루 1만명 이상이 인터넷뱅킹에 신규 가입하고 있다고 한다. 은행들이 쉬는 토요일에도 금융서비스를 받으려는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인터넷뱅킹은 다양한 장점을 갖고 있다. 컴퓨터만 켜면 24시간 내내 연중 무휴로 계좌를 조회할 수 있고 송금과 대출이 가능하다. 현금을 찾는 것 외에 모든 은행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고 보면 된다. '인터넷뱅킹이 곧 은행 창구'인 셈이다. 은행 방문에 따른 시간 낭비를 줄일 수 있으므로 직장인이나 맞벌이 부부에게는 더욱 필요하다. 은행 창구를 이용할 때 들어가는 각종 수수료도 대폭 줄어든다. 인터넷뱅킹을 이용하면 대부분의 수수료가 면제된다. 타행 송금에 한해서만 3백원의 수수료를 받을 뿐이다. 송금이 많을수록 수수료 절감액도 커진다. 뿐만 아니다. 인터넷뱅킹으로 정기예금이나 적금에 가입하면 0.2~0.3%포인트의 금리를 추가로 얹어준다. 저금리시대에 무시할 수 없는 혜택이다. 또 인터넷뱅킹에 가입한 고객은 굳이 은행을 방문하지 않아도 예.적금 담보대출은 물론 신용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은행 창구에서 대출을 받을 때는 여러 종류의 대출서류를 준비해야 하지만 인터넷대출은 대출서류가 전혀 필요없다. 고객이 부담하는 수입인지대(최대 4만원)도 면제되며 대출금리까지 할인받는다. 인터넷을 이용해 외화를 원화로, 원화를 외화로 환전할 수 있으며 해외송금도 가능하다. 은행 창구에서 환전하거나 해외송금을 하는 경우보다 수수료를 대폭 줄일 수 있다. 해외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가 이용하면 매우 편리하다. 이밖에 인터넷뱅킹을 통해 국세나 지방세, 보험료를 낼 수 있으며 주택청약 업무, 아파트 관리비 납부, 대학등록금 납부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이같은 장점으로 인해 지난 6월말 현재 인터넷뱅킹 가입자는 1천4백48만명으로 늘어났다. 은행들도 인터넷뱅킹이 비용 절감 등에 크게 도움이 됨에 따라 창구 이용 때에 비해 자금이체 수수료를 낮게 책정하고 있다. 또 이용 확대를 도모하기 위해 서비스 내용을 확충.개선하고 있다. 공과금납부 서비스 수익증권 신규.해지 서비스 통장정리 서비스 인터넷콜센터 서비스 인터넷복권 서비스 e메일통지 서비스 계좌통합 서비스 등이 대표적이다. 일부 은행은 인터넷뱅킹 서비스 수요가 앞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고 가동시간을 연장하거나 서버 용량을 증설하는 등의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제2금융권 회사들도 조만간 주5일 근무제를 실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인터넷뱅킹의 장점은 더욱 부각될 전망이다. 이성태 기자 ste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