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30일자) 외국계 펀드 환매와 환율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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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4월 중순부터 급락하던 미 달러화가 최근 갑자기 강세로 돌아서 주목받고 있다.
미 증시침체와 외국자본의 미국이탈, 그리고 달러약세로 이어지는 미국발 금융불안이 각국 증시는 물론이고 세계경제를 뒤흔들고 있는 만큼 달러화 향방에 관심이 쏠리는 건 당연한 일이다.
환율추이에 따라 주가는 물론이고 수출 등 실물경제 전반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 우리 입장에서는 자칫 하반기 경제운용계획을 대대적으로 재조정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최근 달러가 강세로 돌아선 직접적인 원인은 미 주가폭락으로 인한 펀드가입자들의 환매요구에 대비해 미국계 투자펀드들이 해외증시에서 보유주식을 팔고 투자자금을 인출해간 탓으로 풀이되고 있다.
국내증시의 경우 올초부터 이달 26일까지 외국인들의 주식 순매도 규모가 4조2천5백78억원에 달했고,5월 이후 지금까지 4백17억달러가 해외로 유출됐다.
이 때문에 달러가치가 지난 주말 달러당 1천1백90원으로 단 하루만에 30원 이상 치솟은데 이어, 어제도 달러당 1천2백원까지 오르는 강세를 보였다.
이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달러환율은 앞으로 당분간 미국경제의 움직임 외에도 미국계 펀드의 보유주식 매도와 자금환수 강도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 같다.
미 증시동향을 지켜봐야 겠지만 장기호황 끝에 주가가 전저점 밑으로 떨어진 경우 주식매입세가 본격적으로 살아나기까지 상당한 시일이 걸리는데다, 미 주가 거품이 완전히 걷히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따라서 달러대비 원화환율도 미국계 펀드의 보유주식 매도 탓으로 단기적으로는 오르겠지만 자금인출이 어느정도 마무리되는 하반기중에는 다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그렇다면 정부당국은 우선 외국계 펀드의 자금인출 추이를 계속 주시해야 할 것이다.
가능성이 높지는 않지만 대규모 외국자본이 일시에 유출될 경우 국내증시는 물론이고 경제전반에 큰 충격을 줄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국제금리 동향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대규모 재정적자가 지속되면 국제적인 저금리 기조를 교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현재와 같은 금융불안이 지속될 경우에 대비해 기업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는 동시에 거시경제 안정을 위해 각별히 유의해야 함은 물론이다.
국내 기업들도 원화강세에 따른 영향을 극복하기 위해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주력해야 하며 노사화합에도 힘써야 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