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잠에서 깨어날 한국의 금융 공룡(티라노사우루스).' 최근 한 증권사의 국민은행에 대한 보고서 제목이다. 이는 오는 8월 여러가지 측면에서 국민은행 주가에 상승모멘텀이 생길 수 있다는 증권가의 시각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약 5% 감소한 1조1천7백억원대다. 2분기중 가계여신에 대한 충당금 적립기준이 강화됐고 하이닉스반도체에서 손을 떼는 과정에서 손실처리 요인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런 특수요인이 사라지는 하반기 국민은행의 실적은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미래에셋증권 한정태 연구원은 "연간으로 전년 대비 48.5% 증가한 2조2천억원대의 순이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LG투자증권 이준재 연구원은 2조4천억원에 육박하는 순이익을 올릴 것으로 추정, 보다 낙관적이다. 오는 9월 전산 통합 완료후 증권 등 다른 업종으로 대형화를 추구할 가능성이 높고 약 1천억원 이상으로 추정되는 종업원주식매입프로그램(SSP)을 추진 중인데다 국민카드의 처리방향이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8월 중가상승 모멘텀이 생길 것이라는 주장이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이중 현안인 국민카드 처리에 주목하고 있다. 국민은행의 BC카드사업 부문을 분리시켜 국민카드에 합병하는 방안과 거꾸로 국민카드를 국민은행에 흡수 합병시키는 방안중 후자가 선택될 경우 국민은행 주주가치가 크게 증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한 연구원은 "만일 국민카드를 국민은행에 흡수합병시킨다면 단순 합산해도 오는 2003년 주당순이익(EPS)과 자산가치는 최소한 각각 15%, 5% 이상 증가할 것"이라며 "이 방안이 선택된다면 국민은행 주주가치를 가장 높게 상승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태 행장은 아직까진 국민카드 흡수합병안에 대해서는 유보적이다. 하지만 어느 쪽이든 카드사업 부문 처리방침을 확정하는게 국민은행 주가의 재평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증권가는 보고 있다. LG투자증권 이 연구원은 "합병의 시너지 효과가 올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나타나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며 "단순히 실적만 놓고 봤을 때 올해 국내은행은 역사상 처음으로 총자산수익률(ROA)이 1%를 웃돌아 1.4%에 이를 전망이고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를 훨씬 상회해 아시아에서도 초우량은행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 연구원은 "외국인과 정부 보유 지분을 제외하면 국내 유통물량이 18~19%에 불과하다"며 "상장기업중 기관화장세가 전개될 때 가장 큰 주가 상승이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최소 8만원 이상, 좋게는 9만원대까지의 상승도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