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1,180원대로 폭등했다. 전날 사흘만에 하락했던 환율은 엔화 약세의 급진전 등 상승 요인의 결집으로 다시 흐름을 뒤집고 10원 이상 치솟았다. 달러/엔 환율은 밤새 뉴욕장에서의 하락 흐름을 엎고 117엔대로 급반등하는 모양새를 그렸다. 역외세력도 117엔대 진입에 맞춰 달러 매수에 적극 나섰던 것으로 알려졌다. 개장초부터 대규모 주식 매물을 내놓은 외국인의 주식순매도 역시 환율 상승에 일조했다. 외국인은 오전중 2,000억원이 넘는 매도우위로 9일째 순매도, 3일째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매도공세를 퍼붓고 있다. 역송금수요로 환율 상승 요인. 월말을 앞둔 네고물량 공급 등 매도세는 뒤로 물러섰다. SK텔레콤의 지분 매각 성공 소식도 당장 시장 수급에 당장 영향을 미치지 않고 심리적인 요인으로서도 개장초 반짝 영향을 미치는 데 그쳤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3.10원 오른 1,184.0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전날보다 0.10원 높은 1,171.00원에 출발한 환율은 9시 37분경 1,172.30원으로 올라섰으나 SK텔레콤 지분 매각 성공 소식으로 56분경 1,170.20원까지 내려서는 등 한동안 보합권에서 공방을 벌였다. 그러나 달러/엔의 급반등과 주식순매도 확대로 상승세를 강화한 환율은 1,180원대로 진입한 뒤 한동안 1,180∼1,182원을 오가다가 11시 58분경 1,184.00원까지 속등했다. 지난 12일 장중 1,186.90원까지 오른 이후 가장 높은 수준.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개장초에 SKT 지분매각 소식으로 미리 달러매도(숏)에 나서 은행권에서 달러매도초과(숏)포지션이 깊었다"며 "달러/엔이 급반등하면서 서둘러 커버에 나선 탓에 환율 상승폭이 커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포지션 정리가 채 끝나지 않은 곳도 일부 있고 달러/엔도 별다른 이유없이 오르고 있다"며 "오후에 달러/엔 추가 상승이 멈추면 진정될 듯도 싶고 물량 공급이 되면 1,177∼1,178원까지 내려설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업체는 개장초 1,170원대 초반에 물량을 내놓기는 했으나 급등하면서 자취를 감췄다"며 "달러/엔이 뜨니까 서둘러 달러되사기(숏커버)가 진행되고 역외매수와 주식순매도 누적분이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오후에도 아직 위로 좀 더 열려 있으나 크게 갈 것 같지 않고 1,185원 정도로 보고 있다"며 "업체들이 고점 인식으로 물량을 내놓으면 1,170원대로 재진입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전날 뉴욕에서 증시 하락과 내구재주문 감소 등으로 116.36엔으로 하락한 달러/엔 환율은 이날 개장초 일본정부의 구두개입 등으로 반등세를 시현, 117엔대로 진입했다. 달러/엔은 장중 117.48엔까지 급반등하기도 했으며 낮 12시 6분 현재 117.42엔으로 뉴욕보다 1엔 이상 올랐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9일째 매도우위의 장세를 연장,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2,429억원, 123억원의 주식순매도를 보이고 있다. 사흘째 1,000억원 이상의 대규모 순매도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 뮤추얼펀드에서의 대규모 환매와 환차익실현 욕구 증대 등이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한편 SK(주)와 SK글로벌이 미국에서 SK텔레콤의 해외 주식예탁증서(DR) 및 교환사채(EB) 발행에 성공, 8월 초 16억8,000만달러의 자금이 유입될 예정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