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약이 무효다.' 코스닥 등록기업들이 주가부양을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으나 효과가 그리 신통치 않다. 코스닥기업들이 주가부양을 위해 가장 흔히 쓰는 방법은 자사주를 새로 사들이거나 이미 설정한 자사주펀드를 연장하는 것.시장에 쏟아지는 매물을 받아낼 수 있는 데다 자사주의 매물부담을 뒤로 미룰 수 있는 방법이다. 이달 들어 자사주펀드를 연장한다고 공시한 기업은 27개,새로 자사주를 사들이기로 한 회사는 12개에 이른다. 그렇지만 이러한 조치가 떨어지는 주가를 떠받치기엔 역부족인 양상이다. 웰링크의 경우 지난 3일 20억원 규모의 자사주펀드를 1년간 연장하기로 했다. 웰링크는 3일 하루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1천6백80원을 기록했으나 최근엔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다. 지난 9일 25만주의 자사주 취득공시를 낸 단암전자통신은 오히려 15일 동안 20% 이상 하락했다. 코스닥기업들이 양호한 실적을 서둘러 발표하고 있는 것도 주가부양을 의식하고 있어서다. 코디콤의 경우 이달 초 올 상반기 실적을 공개했으나 주가는 엇박자를 내며 맥을 못추고 있다. 증권거래소로의 이전 발표도 약발을 받지 못하고 있다. 태경화학은 지난 5일 이사회를 열어 증권거래소로 이전키로 결의하고 이를 발표했다. 5일 3천9백10원이던 주가는 한때 4천5백90원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최근엔 3천2백원대로 주저앉았다. 마니커 역시 증권거래소 이전 발표 때의 주가수준 이하로 떨어져 버렸다. 코스닥기업의 주가가 호재성 재료에도 불구하고 상승탄력을 받지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 수요기반이 무너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소프트웨어 IT장비업체 바이오기업 등 투자자들이 쉽게 이해하기 힘든 사업을 하는 업체들이 우후죽순 등록하다보니 투자자들로부터 외면당하는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이다. 또 미국 증시나 증권거래소 시장의 동향에 지나치게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기업 자체의 뉴스가 힘을 발휘하지 못하는 측면도 있다. 이와 더불어 주가를 받치라는 투자자들의 요구에 마지못해 응하는 코스닥기업의 태도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 규모가 5억∼10억원에 불과한데 무슨 효과가 있겠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