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초의 그랜드슬램에 도전하고 있는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의 발걸음이 그다지 가뿐하지 못했다. 우즈는 19일(이하 한국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뮤어필드골프링크스(파71. 7천34야드)에서 열린 제131회 브리티시오픈골프대회(총상금 580만달러) 첫날 1라운드에서퍼트 부진에 발목을 잡혀 1언더파 70타에 그쳤다. 데이비드 톰스(67타.미국) 등 공동 선두 그룹에 3타 뒤진 공동 23위에 포진한우즈는 여전히 강력한 우승 후보임에는 틀림 없지만 만족스런 표정을 찾기는 힘들었다. 우즈는 이날 갤러리들의 과열 응원과 퍼트 부진 등 이중고에 시달렸다. 1번홀 티샷 때 우즈는 사진을 찍어대는 갤러리들의 극성 때문에 티샷을 오른쪽러프로 보내 쉽지 않은 하루를 예고했다. 러프에서 겨우 볼을 페어웨이로 꺼낸 우즈는 그러나 100야드 남기고 친 세번째샷을 핀 3m에 붙인 뒤 과감한 퍼트로 파세이브에 성공, 황제다운 면모를 과시했다. 그러나 우즈는 그린 빠르기에 대한 감을 찾지 못한 듯 내내 퍼트가 빗나가면서선두권 도약의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대부분 아이언을 사용한 티샷은 러프를 피해 페어웨이에 안착했고 그린 적중률도 뛰어 났으나 버디 퍼트가 번번이 홀을 외면했다. 5번홀(파5)에서 드라이브샷에 이어 2번 아이언으로 267야드를 날려 2온에 성공한 우즈는 첫 버디를 잡았으나 다음홀에서 3퍼트로 뒷걸음쳤다. 두번째 버디 역시 파5홀에서 나왔다. 9번홀에서 드라이브샷이 떨어진 지점에서 그린까지는 257야드가 남았지만 우즈는 4번 아이언으로 가뿐하게 그린에 볼을 올린 뒤 2퍼트로 가볍게 버디를 추가했다. 그러나 우즈는 이어진 10번홀(파4)에서 티샷이 러프에 빠졌고 4.6m 짜리 파퍼트를 놓쳐 다시 1타를 까먹었다. 곧바로 11번홀(파4)에서 1.8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다시 언더파 스코어를 회복한 우즈는 6차례 버디 찬스에서 퍼트가 살짝살짝 빗나가거나 홀 바로 앞에서 멈춰버리는 바람에 결국 더이상 타수를 줄이지 못했다. 우즈는 "어쨌든 언더파 스코어를 낸 것이 중요하다"며 애써 스스로를 위안했으나 티샷 때 카메라 셔터 소리를 내는 어처구니없는 관전 매너에 불쾌감을 숨기지 못했다. 톰스를 비롯해 더피 월도프(미국), 카를 페테르손(스웨덴) 등 3명이 공동 선두를 달렸다. 지난해 PGA챔피언십 우승자인 톰스는 버디 5개를 낚고 보기는 1개에 그쳐 두번재 메이저 왕관의 기대를 한껏 부풀렸다. 92년 공동25위를 차지한 것이 이 대회 최고 성적인 월도프는 보기없이 버디만 4개를 뽑아냈고, 페테르손도 버디 6개, 보기 2개로 좋은 출발을 보였다. 우즈와 한조로 플레이한 마루야마 시게키(일본)와 저스틴 로즈(영국)는 나란히3언더파 68타를 쳐 필 미켈슨(미국) 토마스 비욘(덴마크), 그리고 85년 이 대회 우승자 샌디 라일(영국) 등과 함께 공동 4위를 달렸다. 98년 챔피언 마크 오메라(미국)와 아일랜드의 골프 영웅 파드레이그 해링턴 등이 2언더파 69타로 공동 16위에 포진했다. 이밖에 '유럽의 샛별'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과 US오픈 챔피언 레티프 구센(남아공),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 '백상어' 그레그 노먼(호주) 등이 이븐파로 공동 38위에 자리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데이비드 듀발(미국)과 비제이 싱(피지) 등은 1오버파 72타로 공동 60위에 머물렀다. 한국의 최경주(32)는 2오버파 73타로 부진해 공동 85위로 밀려났다. khoon@yna.co.kr (서울=연합뉴스) 권 훈.이승우기자 lesli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