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월드컵을 계기로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을 보는 눈길이 달라졌다. 경제의 거품이 걷히고 있는 지금 일본 기업들은 낮은 원가에 최고 품질의 제품을 공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일본에서 부는 한국 바람과 같은 트렌드 변화에도 신속히 대응하면서 고객의 니즈 변화에도 맞아 떨어지는 상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이런 노력은 우리에게도 더욱 절실하다. 시장이 개방된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는 국내만 생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일본 상품이 한국에 들어오면 상품 자체보다도 그에 따라오는 서비스가 더 두려운 존재가 될 것이다. 예를 들어 일본의 자동차업체가 한국에 상륙하면 그와 함께 서비스가 들어오고 그들은 일본에서처럼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그들은 빠른 속도로 국내 자동차 시장을 잠식해 나갈 것이다. 자동차 한 대를 팔면 엔진 오일을 교환하는 것은 물론이고,개인의 취미와 건강,경조사까지 철저히 관리해 한 번 고객을 영원한 고객으로 만드는 것이 일본 기업이다. 식품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의 김치 볶음밥은 지금 일본에 상륙해있다. 그런데 일본인들은 김치볶음밥 한가지도 수십 가지 형태로 변형시켜 다양성을 즐기는 고객들에게 팔고 있다. 우리 소비자들의 취향도 점차 고급화되고 있어 식품업체나 매장은 제품 다양화와 고급화에 신경써야 할 것이다. 일본에선 독신자와 맞벌이 부부가 늘면서 시장 상황이 변했다. 이에 따라 최근 신선.건강.즉석.간편 식품이 늘고 있다.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콩.옥수수.야채 판매가 늘고 즉석에서 조리해 판매하는 식품 매장은 조리실 내부가 훤히 들여다 보이는 형태로 바뀌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유기농 건강식품 시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지금은 적과 동지가 없는 시대다. 단순히 기업과 고객이 존재할 뿐이다. 1원이라도 더 싸게 원료를 구매하고,좋은 파트너라면 국적을 불문하고 만날 수 있다. 우리가 해외에 나갈 수도 있으며 외국 업체가 우리 시장에 들어올 수도 있다. 이런 시대에 식품산업 종사자나 기업이 앞서가는 길은 트렌드를 빠르게 읽어내고 흐름을 선도하는 방법 밖에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