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 한국은행 총재는 12일 국내외 금융불안 요인을 감안해 하반기 금리정책과 유동성 조절에 신중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박 총재는 이날 오전 한은 회의실에서 산업 국민 등 12개 은행 은행장들과 금융협의회를 열고 미국발(發) 금융불안이 미치는 영향과 기업자금 수급 등 금융 현안을 점검했다. 은행장들은 이 자리에서 "환율 하락으로 중소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기업 신용위험이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며 금리조절에 신중히 대처해줄 것을 건의했다. 또 "기업들이 외부자금보다는 내부 유보자금으로 설비투자를 하고 있으며 신용평가등급에 더 많은 신경을 쓰고 있어 자금수요가 급증하는 현상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박 총재는 "은행장들의 의견을 향후 통화정책 운용에 적극 반영하겠다"며 "은행들도 중소기업 대출을 늘리고 가계대출을 줄여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환율 급락 문제와 관련, 은행장들은 "과거 사례에 비춰 외환당국이 개입해 환율 하락속도를 조절할 수는 있어도 대세(달러약세)를 거스를 수는 없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