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12일 4백억원의 주식투자자금을 한일투신운용을 통해 증시에 투입했다. 올 들어 국민연금이 주식투자를 위해 투신권에 맡긴 돈은 5천2백억원으로 불어나 당초 배정액 중 8백억원이 남게 된 셈이다. 사학연금 등 다른 연기금은 주식투자에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상황을 감안할 때 '연기금 장세'의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국민연금 장길훈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가 당분간 일정한 범위 안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고 있어 10∼20포인트의 지수 움직임은 개의치 않는다"며 "해외변수가 불안하지만 국내 증시 여건은 괜찮게 보고 있어 주식투자비중을 서서히 높여나갈 시기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남은 8백억원의 간접투자자금을 순수주식형과 중소형주형으로 4백억원씩 나눠 운용사에 분배할 방침이다. 장 팀장은 "주식에 직접 투자할 수 있는 여력은 1천억원 수준으로 신규 매수여력은 크지 않다"고 덧붙였다. 사학연금 이세우 주식운용팀장은 "지수도 단기간에 1백포인트가량 올라 추가상승에 부담을 주고 있다"며 "미국시장의 안정이 확인된 후 자금을 풀어도 늦지 않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사학연금은 최근 주식투자 규모를 1천억원 수준으로 줄였다. 이 팀장은 "연기금 속성상 주식에 투자하더라도 안정성을 우선시해야 한다"며 "최근처럼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시장 참가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국내 주가의 급등락이 주로 미국 증시의 불안정성에서 비롯된 만큼 연기금의 본격적인 자금투입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미국증시의 바닥확인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