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같은 때는 재테크하기가 아주 어렵다. 환율이 가파르게 떨어지고 주가와 금리는 급등락을 거듭하고 있어 어떤 쪽으로 투자해야 할지 방향을 잡기가 막막하다. 환율.주가.금리 모두 투자수익률을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들이기 때문이다. 특히 초보 투자자에게는 여유자금을 어떤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또 얼마동안 맡겨야 하는지 정하기가 쉽지 않다. KBS2TV에서 매일 '세상의 아침'을 진행하는 지승현 아나운서는 대한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3팀 양정안 과장을 만나 투신사들이 취급하는 투자신탁상품 고르는 방법을 알아봤다. 지승현 아나운서 =안정성 위주로만 저축하려고 하니 이자가 너무 적다는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고 주식이나 채권에 직접 투자를 하려니 주가와 금리가 너무 빠르게 변해 불안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요. 양정안 과장 =지금처럼 금리가 낮은 시기에는 운용 수익을 극대화하는 투자전략을 펴는게 유리합니다. 그런데 초보자들은 주식에 직접 투자해 원하는 수익률을 얻기란 쉽지 않아요. 자신의 투자성향에 맞춰 펀드, 즉 간접투자상품을 선택하면 안정성과 수익성을 어느 정도 동시에 추구할 수 있지요. 최근 투신운용사들의 내부통제장치와 위험관리 기법이 발달하면서 펀드상품도 투명성과 안정성 면에서 경쟁력이 높아졌습니다. 또 예전에는 증권사를 찾아야만 자세한 상품 설명을 들을 수 있었지만 요즘엔 은행까지도 적극적으로 펀드판매에 나서고 있어서 일반인이 접하기가 한결 쉬워졌어요. 지 아나운서 =펀드의 종류도 여러가지던데요. 양 과장 =크게 주식형펀드와 채권형펀드로 나눌 수 있습니다. 주식형은 다시 주식에 투자하는 비율에 따라 다양하게 구분됩니다. 채권형은 국공채나 회사채 기업어음(CP) 등에 투자하는 상품인데 투자기간에 따라서 MMF(머니마켓펀드) 단기형 중기형 장기형 등으로 나뉩니다. 주식과 채권을 섞어 투자하는 상품은 따로 혼합형이라고 하죠. 지 아나운서 =간접상품은 정기예금처럼 정해진 금리를 주는 은행권의 상품과는 달리 실적배당이 원칙인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렇다면 금리상승이 예상되는 지금과 같은 때에는 채권형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불리하겠군요. 양 과장 =원칙적으로는 그렇습니다. 경기회복기에는 금리가 오르기 마련인데 금리가 오른다는 것은 채권값이 떨어진다는 뜻이죠. 채권값이 떨어지면 채권에 투자한 상품은 수익률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게 되죠. 하지만 투신권의 펀드는 전문가들에 의해 운용되기 때문에 금리상승에 따른 위험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운용기법이 사용됩니다. 따라서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것 만큼 위험이 크지는 않죠. 그래도 가급적 만기가 짧은 채권이나 변동금리부채권으로 구성된 채권형펀드에 가입하는게 바람직합니다. 만기가 짧은 상품을 선택하는게 그만큼 오르는 금리를 적용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지 아나운서 =주가가 오른다는 기대감은 크지만 막상 간접상품을 선택하려면 상품의 종류가 워낙 다양해 어려움이 많습니다. 양 과장 =우선 본인의 투자성향을 분명히 해 두는게 필요해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한다면 동시에 원금을 손해 볼 가능성도 크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반대로 원금은 확실히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은 파생상품을 이용한 차익거래펀드나 원금보전형펀드, 또는 주식편입비율이 아주 낮은 안정형펀드를 선택해야겠죠. 펀드를 선택할 때는 운용사의 능력을 따져보는 신중함도 필요하구요. 지 아나운서 =주가가 오르는 시기에 주식형펀드에 가입하는게 유리하다는 건 알지만 막상 가입시점을 놓쳐 주가가 많이 오른 다음 펀드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양 과장 =그렇습니다. 간접상품에 투자했다가 실패하는 경우는 대부분 망설이다가 너무 늦게 가입하는 바람에 환매, 즉 투자한 돈을 되찾을 때는 오히려 주가가 떨어져 있어 마이너스 수익이 나기 때문입니다. 직접 주식에 투자할 때도 저점매수 타이밍이 있듯이 펀드가입도 마찬가지로 주가가 오르기 전인 증시침체기나 조정기에 가입하는게 유리하죠. 주가가 오를지 내릴지 방향을 예측하기 힘들 때는 투자금액을 시점별로 분산하는 것도 한꺼번에 목돈을 투자하는 것보다 안정적인 방법입니다. 경기회복이 하반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고 우리 기업들의 실적 등 기초체력(펀더멘털)도 지속적으로 개선되는 추세이기 때문에 최근의 조정장세에 주식형펀드에 가입한다면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지 아나운서 =재테크의 한 방법으로 빼놓을 수 없는게 세(稅)테크잖아요. 일반 금융상품에 가입할 때도 우선 비과세와 세금우대를 꼼꼼히 챙기게 되는데 간접상품에도 세금을 절약할 수 있는게 있나요. 양 과장 =채권형 주식형펀드에 각각 세금우대 상품이 있어요. 대표적인 비과세상품으로는 작년 7월부터 판매되고 있는 비과세고수익고위험펀드가 있습니다. 가입시한은 올 연말까지예요. 신탁재산의 30% 이상을 BB+ 등급 이하인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하고 주식에는 공모주를 포함해 25% 이하를 투자하는 상품이죠.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α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가입 후 1년이 지나면 이자소득세가 전액 면제되는 메리트도 있죠. 또 일반펀드인 경우에도 대부분의 수익을 구성하고 있는 주식의 매매차익에는 세금이 붙지 않기 때문에 실제소득 대비 과세대상이 되는 소득은 아주 적습니다. 이렇게 비과세소득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많은 자산을 금융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거액자산가 입장에서는 금융소득에 포함되는 부분이 적어 그만큼 유리합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