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산3법 통합안은 부실기업 경영진이 회사재산을 은닉하거나 기업부실 사실을 은폐할 경우 철저하게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하는 장치를 담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부실기업의 경영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무조건 경영권을 박탈하는 관행을 폐지, 기업인의 갱생의지를 높이는 내용도 포함시켰다. 우선 부실기업주와 경영진의 도덕적 해이를 막기 위해 '이사자격 상실제도'라는 강도 높은 제재수단을 내놓은 점이 눈에 띈다. 기업부실을 조기에 공개하지 않거나 채권자 보호조치를 취하지 않는 경영진(이사 포함)에 대해서는 향후 수년동안 다른 회사의 이사가 될 수 없도록 자격을 제한한다. 특수관계인과의 거래를 통해 은닉한 회사재산에 대한 부인권(거래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관련재산을 몰수할 수 있는 권한)도 확대해서 적용하기로 했다. 현행 법규로는 회사정리신청일 이전 60일 이내(회사의무가 아닌 편파행위시) 또는 6개월 이내(대가없이 회사재산을 감소시키는 행위)에 대해서만 부인이 가능하도록 규정했으나 앞으로는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시에는 적용기한을 1년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부실기업 경영인에게 경영권을 보장하는 것은 '화의제도'의 장점을 살린 것으로 평가된다. 해당 기업의 내용을 가장 잘 아는 기존 경영진이 채권단과 함께 회생방안을 만들고 기업경영을 계속하는 것이 회생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