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梁장관의 말바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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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안에 휴대폰 요금을 인하할 계획은 없습니다.
하지만 검토는 해보겠습니다."(지난 3일 기자간담회에서)
"KTF와 LG텔레콤이 현재 요금인하를 검토 중이며 이르면 이달 중 인하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7일 한 언론사와 인터뷰에서)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의 말이다.
"휴대폰 요금인하는 없다"는 말이 4일 만에 "이달 중 요금인하"로 바뀌었다.
요금인하 계획이 없는 KTF와 LG텔레콤은 요금을 그대로 두자니 장관의 얼굴에 누가 되고,그렇다고 내릴 수도 없는 난처한 입장에 처했다.
두 회사는 평지풍파를 일으킨 장관의 입을 원망하는 분위기다.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업체들이 올초 요금을 평균 6.3% 인하했다"며 "1년도 안돼 요금을 내리라는 건 받아들이기 힘들다"고 말했다.
양 장관의 돌출 발언은 사실 이번만이 아니다.
KT 민영화와 관련,그동안 "SK텔레콤은 KT주식을 팔아 2대주주 수준으로 낮춰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지난 3일엔 "경영지배 목적이 아니라면 SK가 KT지분을 보유해도 상관없다"고 말을 바꿨다.
정통부가 IMT-2000(차세대 영상이동통신)서비스와 관련해 구설수에 오른 것도 양 장관의 입에서 비롯된 것이다.
양 장관은 지난 2월 "비동기식 IMT-2000 사업자가 동기식 IMT-2000 사업을 해도 상관없다"고 언급했다.
이는 즉각 "그러면 뭐하러 동기식과 비동기식으로 나눠 사업자를 선정했느냐"는 반론을 불러 일으켰다.
동기식 사업자인 LG텔레콤은 비동기사업자가 동기식 사업을 한다며 불만이다.
요즘 정통부는 월드컵 기간 중 한국의 앞선 IT산업을 세계에 잘 홍보한 덕분으로 자신감에 차있다.
엔지니어 출신으로 IT 지식이 해박한 양 장관의 프라이드는 남다른 것으로 알려진다.
하지만 그 해박한 지식 때문에 정통부 내부에서는 장관의 '너무 앞선 말'을 실무진이 부인하는 촌극이 종종 벌어지고 있다.
며칠 만에 장관의 말이 바뀐다면,그리고 실무진이 장관의 말을 해명하는데 급급한다면 정부의 신뢰는 어떻게 될 것인가.
강현철 산업부 IT팀 기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