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LPGA투어 최고의 메이저대회인 US여자오픈(총상금 3백만달러) 첫날은 날씨가 변수로 작용했다. 대회장인 미 캔자스주 허치슨의 프레이리 두네스CC(파70)는 빽빽한 러프와 빠른 그린이 선수들을 괴롭힐 것으로 예상됐지만 캔자스주 특유의 바람이 심술을 부렸다. 특히 4일 오전(현지시간) 신기할 정도로 바람이 불지 않아 앞조들은 큰 덕을 봤다. 이날 선두권을 비롯 언더파를 낸 6명이 모두 오전조였다. 오전에 경기한 애니카 소렌스탐(32·스웨덴)이 오죽하면 캐디에게 "여기가 정말 캔자스주 맞느냐"고 물어볼 정도로 기상 조건은 최상이었다. 그러나 이후 바람이 몰아치고 그린마저 바싹 말라버리면서 오후조들은 무더기 오버파를 양산했다. 한국 선수들은 박지은(23)과 이정연(24·한국타이어),아마추어 송아리(16)가 1오버파 71타를 기록해 공동 16위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을 뿐 나머지는 부진했다. 박지은은 이날 1m 내외의 퍼팅을 6개나 놓치며 버디 4,보기 5개로 상위권 진입에 실패했다. 오후조로 출발한 박세리(25)는 보기 6개(버디 2개)를 범하며 4오버파 74타로 역시 오후조인 김미현(25·KTF)과 공동 55위에 머물렀다. 박세리는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 2백81.5야드(2위),페어웨이 적중률 93%(3위),그린 적중률 78%(3위)로 모두 좋았으나 퍼팅이 난조를 보였다. 총 퍼팅수 36개로 맨 꼴찌(공동 1백49위)를 했다. 김미현은 그린 적중률이 절반에도 못 미치는 39%에 그쳤다. 박세리와 함께 플레이한 캐리 웹(28·호주)은 9오버파 79타라는 최악의 성적을 내며 사상 첫 대회 3연패 도전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웹은 1백57야드 4번홀에서 6타만에 홀아웃하며 더블파를 한 끝에 7년여 투어생활중 '워스트 스코어'를 냈다. 웹은 5년전 LPGA 챔피언십에서 8오버파 79타를 친 적이 있다. 선두는 바람 없는 오전에 출발한 미국의 떠오르는 '샛별' 로라 디아즈(27)와 '베테랑' 줄리 잉스터(42) 샤니 와(33·호주)로 3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잉스터는 지난 80년 이 코스에서 US아마추어 타이틀을 3연패한 적이 있다. 만약 잉스터가 우승하면 지난 55년 페이 크로커가 세운 최고령 우승 기록(40세 11개월)을 갈아치우게 된다. 소렌스탐은 이븐파 70타를 쳐 공동 7위에 랭크되며 US여자오픈에 약한 징크스를 깰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한희원(24·휠라코리아)은 2오버파 72타로 펄신(35),재불교포 조진애와 공동 28위,박희정(22·CJ39쇼핑)과 장정(22·지누스)은 3오버파 73타로 공동 41위를 기록했다. 조진애는 퍼팅수 23개로 출전선수 중 1위를 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