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 인 코리아] 포스트 월드컵 마케팅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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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포스트 월드컵 마케팅이다.'
4천7백만 국민을 열광의 도가니로 몰아 넣었던 '월드컵 축제'가 막을 내렸다.
하지만 월드컵이 안겨준 감동은 아직도 우리 곁에 남아 있다.
한국 축구는 그토록 염원하던 본선 1승을 거뒀고, 이후 승승장구해 세계 4강에 우뚝섰다.
붉은 악마로 변신했던 국민들도 모두 하나가 되는 일체감을 맛봤다.
대회는 끝났지만 경기장 밖에선 월드컵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한달 동안 치열하게 마케팅을 펼친 기업들이 이젠 월드컵의 여운을 매출 증대로 연결하기 위해 '2라운드 마케팅'에 들어간 것.
국내 기업들은 물론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들의 발걸음도 더욱 빨라지고 있다.
월드컵 성공적 개최로 한국 사회가 보다 더 개방되는 전기를 맞았다며 의욕적으로 국내 시장을 파고 들고 있다.
자동차에서 보험, 제약 업체에 이르기까지 다국적 기업들은 제품 특성에 따른 다양한 '포스트 월드컵 마케팅' 전략을 수립, 한국 고객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오페라형 전략 =수입차 판매 업체인 포드세일즈서비스코리아(이하 포드코리아)와 다임러크라이슬러한국 등은 소수 부유층을 겨냥한 직접적인 판촉활동과 함께 문화활동 등 공익 지원을 병행하는 '품위'있는 '오페라형 전략'을 세워 놓고 있다.
이 마케팅이 인지도가 높고 고가인 제품이미지와 부합하기 때문이다.
월드컵 기간중 신차 판촉활동을 벌였던 포드코리아의 경우 최근 환경 및 전통문화 보호 활동을 하고 있는 개인과 단체를 후원하는 '포드 환경.문화 프로그램'을 발표,포스트 월드컵 마케팅에 뛰어들었다.
뮤지컬형 전략 =인지도가 낮고 고가인 일부 보험상품, 보석, 골프채, 일부 고가명품 등을 판매하는 업체들은 이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고가이긴 하지만 오페라형 제품보다 가격이 다소 싸고, 인지도도 다소 떨어지는 제품에 집중적으로 사용된다.
또 제품의 특성상 고객의 대중성은 오페라형보다 높지만 주력 구매층은 특정 계층이나 매니아에 국한된다.
보험업체인 AIG생명과 푸르덴셜생명, 골프채 업체인 테일러메이드와 캘러웨이, 명품업체인 루이까뜨즈 등이 이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
월드컵 기간중 한국팀을 응원, 화제를 모았던 미국계 AIG생명보험의 경우 더 나아진 회사 이미지를 바탕으로 특정 고객을 위한 맞춤서비스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학생 보험인 'S-Plan', 15세 조기 유학생 보험인 'Y-Plan', 교환교수와 그 가족을 위한 보험인 'P-Plan', 장기출장 및 체류자를 위한 보험인 'B-Plan' 상품을 개발, 시장점유율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영화형 및 만화형 전략 =영화형은 의류와 일부 의약품 등 인지도가 높은 저가품이 해당된다.
만화형은 생활용품 등 인지도가 낮은 기능성 위주의 비내구재인 저가품이다.
주로 고부가가치 제품을 판매하는 다국적기업의 특성상 만화형 제품을 파는 업체는 거의 없다.
최근 영화형 마케팅에 적극적인 업체는 한국얀센,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제약업체들이다.
이 중 한국얀센은 월드컵을 관람하려는 외국인들이 많이 입국하자 외국인에게 인지도가 높은 자사 진통제인 '타이레놀'과 종합감기약 '타이레놀 콜드' 등 의사 처방 없이도 살 수 있는 일반의약품(OTC)에 대한 인지도 높이기에 주력했다.
이 회사는 월드컵이 끝난 후에도 상당기간 이 마케팅을 지속할 방침이다.
서울 부산 대구 등 주요 도시 6백여개 약국에 붙인 광고 포스터를 그대로 유지하는 한편 타일레놀의 경우 판매량이 세계 1위라는 것을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릴 방침이다.
김태철 기자 synerg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