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典서 찾는 지혜] 없음의 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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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埴以爲器,
선식이위기
當其無, 有器之用,
당기무, 유기지용
鑿戶유以爲室
착호유이위실
當其無, 有室之用.
당기무, 유실지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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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흙을 이기어 그릇을 만드는데 그속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그릇으로서의 쓰임이 있게 되는 것이며, 문이나 창을 뚫어 방을 만드는데 그속에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방으로서의 쓰임이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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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자(老子)'제11장에 있는 말이다.
노자의 말에 의하면 모든 쓰임이나 움직임은 없거나 멎은 상태에서부터 비롯된다.
수레바퀴가 모양을 갖추고 굴러가는 기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바퀴의 중심에 있는 바퀴살통이 비어있어야 한다.
그래야 바퀴살을 한 곳으로 모아 힘을 발휘할 수가 있다.
우리가 일상 쓰는 그릇은 그 속이 비어있기 때문에 그릇으로서의 쓰임이 있게 되며,방도 그 속이 비어있기 때문에 방으로서의 쓰임이 있게 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사람도 마음을 비워야 사람으로서의 구실을 제대로 할 수 있는 것이다.
李炳漢 < 서울대 명예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