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첫 FIAF컵의 주인은 예상대로 '영원한 우승후보' 브라질이었다. 브라질은 30일 일본 요코하마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독일과의 결승전에서 호나우두가 두 골을 몰아넣는 활약에 힙입어 2-0으로 완승했다. '축구황제' 펠레를 앞세워 58년과 62년, 70년 등 3회 우승으로 줄리메컵을 영구보관했던 브라질은 94년에 이어 다시 8년 만에 FIFA컵을 다시 품에 안았다. 월드컵 72년사에 유일하게 본선에 개근한 브라질은 32년만에 본선 전승 우승의 위업도 달성하는 한편 8차례씩 우승컵을 나눠가졌던 남미와 유럽간의 힘의 균형을 깨트리며 남미축구의 자존심을 곧추세웠다. 브라질은 이날 경기에서 전반 중반까지 독일의 견고한 포백수비에 막혀 위협적인 공격을 펼치지 못했다. 오히려 슈나이더 노이빌레 등 발빠른 독일의 미드필더들에게 번번이 좌.우 측면돌파를 허용해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기도 했다. 하지만 전반 40분이 지나면서 특유의 삼바리듬을 찾은 브라질은 현란한 개인기를 앞세워 여러 차례 독일 골대를 두드렸다. 전반 41분 클레베르손이 문전 쇄도하면서 왼발 중거리 슛을 날린 것을 시작으로 3분뒤에는 왼쪽 측면에서 또 다시 클레베르손이 날린 왼발 중거리포가 크로스바를 맞고 튀어 나왔다. 전반 45분에는 골문 앞에 서있던 호나우두가 상대 수비수 몸에 맞고 흐른 공을 받아 왼발 발리슛을 날렸으나 독일 골키퍼 올리버 칸의 선방에 걸려 득점에 실패했다. 후반들어선 독일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독일은 전반 후반 브라질에 일방적으로 밀린데 대한 앙갚음이라도 하듯 중거리슛을 무기로 파상공세를 펼쳤다. 후반 3분 독일이 센터서클 부근에서 따낸 프리킥을 노이빌레가 오른발 강슛을 날렸다. 엄청난 속도로 골문으로 빨려들어가는 공은 오른쪽 골대를 맞고 튀어나와 골로 연결되지는 못했다. 일진일퇴의 공방이 계속되다가 후반 22분 FIFA컵의 주인공이 브라질임을 알리는 골이 터졌다. 전반 내내 조용하던 히바우두가 날린 왼발 강슛을 독일의 칸이 잡지 못하고 앞쪽으로 흘리고 말았다. 문전쇄도 하던 호나우두는 이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오른발 인사이드로 가볍게 차넣어 골네트를 흔들었다. 호나우두는 후반 34분에도 오른쪽 측면에서 클레베르손의 땅볼 센터링을 이어받아 오른발 논스툽 슛으로 날려 추가득점을 올렸다. 두골을 내리 허용한 '신의 손' 칸의 얼굴은 더욱 굳어져만 갔다. 브라질은 경기 종료휘슬이 울릴 때까지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독일을 몰아붙이는 매서움을 보였다. 홍성원 기자 anim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