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지분 해소를 위한 KT와 SK텔레콤간의 협상이 완전 중단됐다. 양사는 협상 중단의 책임을 서로 떠넘기고 있어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면 '전면전'이 벌어질 위험도 커지고 있다. KT 고위 관계자는 26일 "KT는 원주와 교환사채(EB)를 함께 묶어 협상하자던 당초 방침을 바꿔 2주 전에 EB건만 갖고 협의하자고 수정 제의했으나 SK측은 우리가 받아들이기 힘든 EB 매각의 전제조건을 내걸어 협상이 좌초됐다"고 말했다. SK측은 EB(1.79% 지분) 매각 대가로 KT가 현재 9.27%인 SK텔레콤 지분을 10%로 넘겨 SK텔레콤의 의결권을 상실케 하거나 거꾸로 일부를 매각해 SK텔레콤 주가를 떨어뜨리는 행위를 향후 1년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KT에 요구했다. 이 관계자는 "이런 조건은 다음 주총이 열리는 1년 동안 KT가 어떤 형태의 자기방어도 못하게 하는 것이어서 도저히 받아들이기 힘들다"며 "SK측이 이 조건을 철회하지 않으면 그동안 밝혀온 깜짝 놀랄 만한 실력행사에 들어갈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SK측은 그동안 말로는 EB를 팔겠다고 얘기해 왔지만 이같은 조건을 보면 결국 원주는 물론 EB도 매각할 의사가 없다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 "KT로서는 SK가 어떤 의도로 KT 1대 주주로 들어 왔는지를 알아야 협상을 풀어 나갈 수 있는데 SK가 이같이 계속 연막을 치고 있어 협상 의욕을 잃고 말았다"며 책임을 SK로 돌렸다. 조신 SK텔레콤 경영전략실장은 이에 대해 "협상 중에 나온 얘기는 어떤 것도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노코멘트로 일관했다. 정보통신부는 협상 중단에 대해 "아는 바 없다"며 입장 표명을 회피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이 KT 1대 주주가 된 것이 유효경쟁을 제한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과 이런 위험을 사전에 막기 위한 대비책 마련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다음주까지 SK측이 전향적 자세로 돌아서지 않으면 KT와 정통부가 고강도의 압박수단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장규호 기자 sein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