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인점들이 자체 브랜드(PB)상품 개발과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다. PB상품이라야 값을 더 낮출 수 있고 값을 낮춰야 경쟁 할인점을 이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할인점 매장 수가 부쩍 늘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게 된 것도 PB상품 개발 의욕을 북돋우고 있다. 전문가들은 PB상품이 성공하려면 20곳 이상의 매장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할인점에서 개발해 판매하는 PB상품 종류도 예전엔 의류 생식품 등이 주류였지만 최근엔 PDP TV,LCD모니터,DVD 등 첨단 고가제품으로 다양화되는 추세다. PB상품이 인기를 끌자 이마트 홈플러스 등 주요 할인점들은 PB제품 판매를 2005년까지 전체 매출의 30% 이상으로 높인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웠다. 신세계 이마트는 값싸고 질좋은 PB상품 개발이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고 판단하고 지난 2000년 1천5백개던 PB상품 수를 올해는 3천5백개로 늘리기로 했다. 이에 따라 올해 PB상품 매출은 9천억원으로 1조원에 육박해 전체 매출에서 PB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6%에 달하게 된다. 이마트는 2005년엔 8천개의 PB로 3조3천억원어치를 팔아 매출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릴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고가품인 완전평면TV를 개발하고 자연주의 마이클로 등의 PB상품 매장을 과감히 도입하는 등 업계에서 가장 적극적으로 PB마케팅에 나서 큰 효과를 거두고 있다. 홈플러스도 지난해부터 PB 개발에 주력해 2000년 2백80개에 불과하던 PB상품 수가 작년에는 1천개로 늘어났다. 이 기간 중 매출 비중도 1%에서 5%로 급등했다. 홈플러스는 이 비중을 2003년엔 20%(7천5백개 품목),2005년에는 30%(1만3천개 품목)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홈플러스는 수익률 향상을 위해 특히 의류PB에 중점을 두고 있다. 의류PB인 스프링쿨로 이지클래식 등은 40%가 넘는 높은 마진을 남기고 있다. 홈플러스는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의 유통망을 통해 자체 개발한 PB상품을 전세계로 수출할 계획이다. 롯데마트(옛 롯데마그넷)는 지난해 전체 매출 1조7천억원 중 3.5%인 6백억원이 PB 매출이다. 올해는 제품 수를 3백개에서 6백개로 늘리고 판매량도 2배 정도로 증대시킬 방침이다. 2005년에는 총매출 대비 10% 이상을 PB로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한국까르푸도 1천2백개의 PB상품을 선보였다. 전체 매출에서 PB상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10%에 달하는 등 PB마케팅에 적극적이다. 올들어서만 1백50개 PB상품이 새로 출시됐다. 삼성테스코 상품총괄담당인 김원회 상무는 "중간 마진과 브랜드 사용료를 없애 양질의 제품을 값싸게 제공할 수 있는 PB상품을 누가 많이 확보하느냐가 앞으로 할인점 경쟁력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