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하락 출발, 1,210원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다다랐다. 국제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약세 흐름이 계속되는 가운데 달러/엔 환율은 121엔 밑으로 일시적으로 내려서기도 했다. 달러/원도 자연스레 달러화 약세 기조에 편입돼 하락 추세를 유지하고 있는 셈. 일본과 한국 정부의 개입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시장에 경계감을 안겨주고 있으나 속도조절에 그칠 뿐, 추세를 바꾸지는 못할 것이란 견해가 지배적이다. 월말을 앞두고 하락추세가 가속화된다면 업체 네고물량 공급이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장중 1,210원 하향을 위한 시도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오전 9시 47분 현재 전날보다 2.50원 내린 1,211.20원을 나타내고 있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달러화 약세 흐름을 따라 1,214,50∼1,217.50원 사이에서 거래됐으며 1,214.00/1,215.00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1.60원 낮은 1,212.10원에 개장한 환율은 개장직후 지난 2000년 12월 20일 장중 1,209.50원까지 내려선 이래 가장 낮은 1,210.40원까지 미끄러졌다. 이후 환율은 추가 하락이 저지되고 달러/엔 반등을 반영, 9시 34분경 1,212.40원까지 되오른 뒤 1,211원을 축으로 상하 횡보하는 수준으로 반락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화 약세에다 월말이 다가와 물량 공급이 예상돼 하락이 불가피하다"며 "하락 추세에서는 파는 사람만 급하기 마련이기 때문에 오늘이 아니면 내일 정도면 네고도 본격화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반등할 수 있는 요인은 개입 밖에 없으며 들어와도 심리적인 영향을 미칠 뿐 오히려 고점 매도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일본 정부가 122엔까지 끌어올리지 않는다면 장중 1,205원까지 하락이 가능해 보이고 어제 종가 이상 반등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달러/엔 환율은 도쿄 개장초 121엔을 깨고 120.86엔까지 내려선 뒤 일본 정부의 구두개입으로 소폭 반등, 이 시각 현재 121.28엔을 가리키고 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재무성 국제담당 차관은 이날 "일본 외환정책에는 변함이 없으며 필요할 경우 언제든 외환시장에 개입할 준비가 돼 있다"며 "미국 경제의 강세는 여전하고 일본은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언급, 121엔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전날 뉴욕장에서 달러화는 뉴욕 증시와 맞물린 움직임을 보이며 엔화에 대해 121.32엔을 기록한 바 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37억원, 7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중이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