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후보는 20일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주교관으로 김수환 추기경을 예방,자신의 대선행보에 대해 조언을 들었다. 이 자리에서 노 후보가 "(정치권이) 국민에게 봉사하는 경쟁을 해야하는데 일을 제쳐놓고 싸우는 모습만 보여 면목없다"고 말하자 김 추기경은 "너무 싸워서 국민이 어지럽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 추기경은 이어 "노 후보는 우여곡절을 겪으며 어려운 사람들과 가까이 해왔고 그들에게 희망을 줘온 분 아니냐"며 "요즘 마음으로부터 참 어려울 것이나 시련이 나중에는 플러스가 되지 않겠느냐"고 격려했다. 이에대해 노 후보는 "열심히 하고 시련을 극복하겠다"고 답한뒤 "지난 86년 부산에서 영세를 받았지만 열심히 신앙생활을 못해 프로필쓸 때 무교로 쓴다"고 말했다. 이에 김 추기경이 "하느님을 믿느냐"고 묻자 노 후보는 "희미하게 믿는다"고 답했고 김 추기경이 "확실하게 믿느냐"고 재차 묻자 노 후보는 잠시 고개를 떨궜다가 "앞으로 프로필 종교란에 '방황'이라고 쓰겠다"고 신앙고백을 했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