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네덜란드 350년 인연 .. 제주 '히딩크 동상'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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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축구 대표팀의 월드컵 8강 진출을 계기로 '월드컵 영웅'으로 떠오른 거스 히딩크 감독과 같은 네덜란드 출신인 헨드릭 하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조선 효종 4년(1653년)에 하멜이 표착했던 제주도와 7년간 억류생활을 했던 강진군이 이들 두 네덜란드인을 기리기 위한 다양한 기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남제주군은 내년 하멜 표착 3백50주년 기념사업으로 재현할 하멜 상선과 함께 독특한 골세리머니 모습을 담은 히딩크 동상을 하멜 표착지에 세우기로 잠정 확정했다고 20일 발표했다.
군은 내년에 7억5천만원을 투입해 하멜 상선(폭 8.3m, 높이 15m, 길이 43m)을 재현해 만들기로 하고 현재 실시 설계를 용역중이다.
남제주군 안덕면 용머리관광지구 해안에는 지난 80년 한국국제문화협회와 네덜란드왕국해외문화역사재단이 공동으로 세운 하멜 표착기념비가 있다.
하멜이 억류생활을 했던 전남 강진군은 하멜박물관 건립을 추진중이다.
강진군은 하멜이 살았던 성동리 은행나무 옆에 '하멜박물관'과 기념비를 건립키로 하고 예산 확보에 나섰다.
군은 박물관을 지은 뒤 네덜란드 호르큼시에서 기증한 동상과 당시 하멜의 상선에 싣고 있던 대포, 하멜이 서양에 소개했던 조선 나막신 모형 등을 전시할 계획이다.
지난 18일 우리 팀의 8강 진출이 확정된 뒤 강진군 홈페이지에는 '히딩크를 강진에 초청하라'는 등 하멜과 히딩크를 연결시키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약 3백50년의 시차를 두고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은 하멜과 히딩크.
이들 두 네덜란드인은 각각 '표류기'와 '8강 신화'로 우리나라를 전 세계에 알리는데 크게 기여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그러나 하멜은 '영원한 이방인'으로 강진군에서 7년간 온갖 고생을 하다가 일본으로 탈출한 반면 히딩크 감독은 '국민적 영웅'으로 대접받고 있어 격세지감을 느끼게하고 있다.
광주=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