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역전패한 직후 이탈리아 국민들은 '오마마미아(어쩌면 좋아)'를 외치며 허탈해 했다. 그러나 점차 시간이 흐르자 자국팀에 대한 실망감과 주심의 편파판정에 대한 분노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일부 축구팬들은 로마 시내 대형 스크린에 병을 던지는 등 과격한 행동을 보였다. ○…이탈리아측은 특히 '음모론'을 강하게 제기했다. 축구팬들과 정치인들은 지난 18일 "주심이 승리를 도적질해 갔다"고 비난했다. 이탈리아 RAI TV의 유명 해설자인 브루노 피주는 "그것은 완벽한 도적질"이라고 주장했다. 연장전에서 심판이 자국 선수를 퇴장시키고 오프사이드라며 골을 인정하지 않은 것을 두고 하는 얘기다. 이탈리아의 한 고위 각료는 "그와같은 게임을 본 적이 없다"며 "그들(심판과 한국)은 책상에 둘러앉아 우리를 내쫓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흥분했다. ○…로마에서 발행되는 스포츠 전문지 코리에레 델로 스포르트는 안정환이 활동하고 있는 페루자 구단 한 관계자의 말을 인용,"페루자는 더 이상 안정환을 원하지 않는다"며 골든골로 한국에 승리를 안겨준 안정환 선수에 대한 불만을 노골적으로 표명했다. 일간 라레푸블리카 역시 "안정환이 페루자로 돌아오면 무서운 제약을 받을 것"이라며 그에 대한 반감을 숨기지 않았다 ○…이탈리아 주재 한국 대사관(대사 김석현)은 경기 직후 현지 교민들에게 공공장소 외출을 삼가해줄 것을 당부했다. 대사관측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전 직원 비상근무 태세에 돌입했다. 로마·밀라노=강혜구 특파원 bellissim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