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가 17일 오전 6.13지방선거 패배후 나흘만에 마포 당사에 출근했다. 김 총재는 기자들과 만나 "자민련 몰락이니 뭐니 하는데 지방장관 둘 잃었다고 몰락하느냐"며 "앞으로 2년동안 두고 봐라. 우리는 반드시 일어설 것"이라고 재기의의지를 불태웠다. 김 총재는 이어 "이번 선거에서 인간 답지 못한 사람이 있는 곳은 심판이 내려진만큼 아직도 충청도에 정의가 남아 숨쉬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다만 동쪽으로 가니까 잘 모르고 관심도 없어서 바람에 휩쓸렸을 뿐"이라고 평가했다. 그리고는 "우리 당은 전부 새출발할 것"이라며 "이야기 안하고 묵묵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에 앞서 김 총재는 이날 청구동 자택에서 김학원(金學元) 총무와 변웅전(邊雄田) 비서실장, 구천서(具天書) 부총재의 방문을 받고 당의 진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이 자리에서 구 부총재는 "총재의 뜻에 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고 충북지사 선거패배에 대한 사과의 뜻을 전했고 이에 대해 김 총재는 "열과 성의를 다해 선전했다"며 격려했다. 김 총재는 이날 당 사무처 직원 전원과 점심식사를 같이 한 뒤 오후에는 미국외유중인 송광호(宋光浩) 의원을 제외한 소속 의원 전원과 만찬을 함께 하며 선거패배 요인을 분석하고 당의 활로를 모색했다. 그러나 탈당설이 거론되고 있는 한 의원은 "쇄신요구를 하기에는 당이 너무 활기를 잃었고 김 총재와는 상황인식의 차가 큰 만큼 가급적 말을 아낄 것"이라고 말해 이날 의원 모임에서 서로 속을 터놓는, 심도 있는 대화가 이뤄질 지는 미지수다. 김 총재는 18일에는 당사에서 지방선거 당선자 대회를 가진 뒤 지방선거 후보자전원과 신촌 모 음식점에서 오찬을 함께 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 추승호 기자 ch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