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후반 90분간 4천700만의 눈과 귀가 인천에 쏠렸으며, 감동적인 승리에 전국은 열광했다. 14일 인천 문학경기장에서 열린 한국-포르투갈전을 지켜본 관중석 `붉은 악마'와 전국 233곳에서 `거리 응원'을 펼친 시민들은 숨막히는 경기에 환호와 탄성을 교차하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12번째 대표팀 선수'인 붉은 악마와 시민들은 전.후반 90분간 선수들과 함께 호흡을 같이하며 뛰었고, 선수들의 힘찬 플레이에 환호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경기 시작전 `태극전사'들의 16강을 향한 굳은 의지에 관중석에서는 물결치는 대형 태극기와 `대한민국' 카드섹션으로 격려했고, 전국 '응원의 거리'에서는 박수와 환호로 이들의 선전을 독려했다. 이로 인해 그라운드에 들어선 포르투갈 선수들의 표정엔 두려움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고, 이들은 이미 패배의 예감을 지울 수 없었던 듯 잔뜩 주눅이 들어있었다. 전반전부터 '희망'의 싹이 보였다. 전반전부터 세계 5위팀인 '퍼플 군단' 포르투갈팀을 맞아 대등한 경기를 펼치자 '오! 필승, 코리아' '대∼한민국'을 외쳤고, 이들의 함성은 파도가 돼 초록색 그라운드를 휘감았다. 같은 시각 대전경기장에서 열린 폴란드-미국전에서 폴란드가 미국을 맞아 연속으로 3골을 넣자 시민들은 '16강이 예약됐다'며 환호했다. 또 전반 25분과 후반 21분 포르투갈팀 핵심공격수 주앙 핀투와 수비수 베투가 거친 플레이로 '퇴장' 당하자 관중석과 전국의 거리에서는 200만의 시민들이 일제히 '이겼다'를 연호했다.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후반 25분. 골 지역에 오른쪽에 있던 박지성 선수가 넘어온 센터링을 가슴으로 받아 오른발로 수비수를 제낀 뒤 왼발로 강슛, 그물을 가르자관중석은 물론 전국 곳곳에서는 '박지성'을 외치고 `대한민국'을 노래했다. 이후 9명이 뛴 포르투갈팀을 우리 대표팀이 쉴새없이 몰아치자 시민들은 '오!필승, 코리아'를 연호했고, 태극기를 흔들고 북과 꽹과리를 치면서 '16강 진출'을 확신했다. 앙헬 산체스 주심의 종료 휘슬이 울리자 그라운드는 일순 '붉은 물결'이 활화산이 타오르듯 뒤덮였으며 전국의 거리에서는 태극기가 물결쳤고, 함성과 박수가 폭죽속에서 그야말로 축제 분위기였다. 아파트와 가정에서 TV를 통해 경기를 지켜본 시민들은 감동을 못이겨 거리로 뛰쳐나왔으며, 호프집 등에서는 승리의 건배가 오고갔다. 일부 시민들은 버스에 올라탄 채 태극기를 흔들며 한국팀의 승리를 축하했으며, 차량들은 약속이나 한 듯 일제히 '축하 경적'을 울리며 16강 진출을 자축했다. 그러나 붉은 악마와 시민들은 현명했고, 성숙했다. 패배의 아픔으로 눈물을 흘리는 포르투갈팀에게 박수로 아쉬움을 달래줬고, 포르투갈팀의 선전에는 환호로 답해줬다. 거리에서도 시민들은 별다른 사고없이 벅찬 감동을 안은 채 자리를 정돈했으며, 기쁨과 감동을 억누르지는 않았지만 격하지 않은 모습으로 대표팀 16강을 축하했다. 회사원 김정민(32)씨는 "붉은 악마들은 월드컵 열기를 우리 민족의 일체감 신뢰,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승화시켰다"면서 "이번 한국의 16강 진출은 선수들과 함께 그동안 성원을 보내준 국민의 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면서 기뻐했다. (서울=연합뉴스)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