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외교부는 지난 13일 베이징(北京)에서 발생한 중국 공안(경찰)의 한국 외교관 폭행 사건과 관련, "공안의 정상적인 공무집행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가 강력 반발, 양국 외교 마찰이 심각한 국면으로 빠져들고 있다. 류젠차오 중국 외교부대변인은 14일 외신기자 간담회를 갖고 "한국 외교관들은 당시 공안의 업무집행을 방해하고 있었다"며 "이는 외교관 신분에 맞지 않는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당시 건물 외곽 경비원들은 한국 영사부가 고용한 보안요원의 협조 요청에 응했을 뿐"이라며 "그들은 영사부 구내로 들어가지도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국 총영사관 측은 그동안 '탈북자들의 영사부 진입을 원치 않으며, 중국측이 이를 막아달라'고 요구해 왔다"며 "한국측이 이번 사건을 문제삼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류 대변인은 그러나 "탈북자 원모씨가 영사부 건물 안으로 진입했었지 않았느냐"는 지적에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나 주중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건물 경비원은 분명 영사부 민원실까지 들어 왔고 목격자도 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영사부 고용 보안요원들은 탈북자 진입시 행동 수칙을 훈련받고 있다"며 "이들이 탈북자를 끌어내도록 요구했다는 것도 틀린 주장"이라고 말했다. 한편 김항경 외교통상부 차관은 이날 리빈 주한 중국대사를 불러 이번 사건에 대한 중국측의 사과와 관련자 문책, 재발 방지 등을 요구했다. 김 차관은 이 자리에서 "탈북자 1명을 강제로 끌어낸 것은 빈 협약상의 불가침권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라며 엄중 항의했다. 베이징=한우덕 특파원 홍영식 기자 wood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