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방송사의 출구조사 결과 민주당이 참패한 것으로 보도되자 노무현 후보는 무거운 표정으로 후보실을 나섰다. 노 후보는 부산시장선거 참패에 대한 소감을 묻자 "천천히 얘기해도 된다"며 직답을 피했다. 그는 "선거는 질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하고 서둘러 당사를 떠났다. 노 후보는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당사 상황실에서 한화갑 대표 등 지도부와 출구조사 보도를 시청하려 했다. 그러나 부산·경남지역은 물론 선거전 막판 공을 들였던 수도권 지역에서도 완패한 것으로 나타나자 급히 계획을 변경,후보실 문을 걸어 잠그고 김원기 정치고문과 TV를 지켜봤다. 당초 예정돼 있던 비서실 회의도 취소했다. 김 고문은 "이런 상황에서 모든 사람들이 마음속 깊이 충격을 받는 것 아니냐"고 노 후보의 심경을 전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당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지도부 책임론,후보 재신임,8·8 재보궐선거,제2쇄신 등의 난제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노 후보는 14일 오전 '부산·경남에서 패배한 만큼 재신임을 묻겠다'는 내용의 대국민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정동채 후보비서실장은 "대통령 아들 문제 등 전체적인 분위기가 선거에 불리하게 작용한 만큼 지도부에 대해 책임을 묻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상황책임론'을 제기,지도부 책임론이 부각되는 것을 차단했다. 윤기동 기자 yoonk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