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 드라마 속 간접광고가 도를 지나치고 있다는 지적이 다시 나오고 있다. 경실련 미디어워치팀은 최근 드라마들의 간접광고를 비판한 '기업의 홍보장으로 전락한 드라마'라는 모니터보고서를 11일 내놨다. 이 보고서는 SBS의 '유리구두' '나쁜 여자들',MBC의 '위기의 남자' '로망스' 등 현재 방송되고 있거나 최근 종영한 드라마의 모니터 결과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SBS의 '유리구두'는 극 전반에 걸쳐 무선이동통신업체인 CTF가 배경으로 등장한다. CTF는 협찬 업체인 KTF의 K를 C로 바꿨지만 로고의 문양과 색상은 같기 때문에 KTF를 의미한다는 것을 대부분의 시청자들은 쉽게 알 수 있다. 또 지난달 11,12일 방송분에선 'Corea Team Fighting'이라는 슬로건이 여러 차례 나와 현재 광고로도 방송되고 있는 KTF의 월드컵 승리기원 문구인 'Korea Team Fighting'을 연상시켰다. SBS의 '나쁜 여자들' 역시 배경이 되고 있는 대형할인마트인 '홈플라자'가 삼성의 '홈플러스'임을 연상케 하는 부분들이 자주 눈에 띈다. 또 지난달 2일 방영분에선 정수기 업체인 청호의 상호나 제품명이 여과없이 화면에 그대로 노출됐다. 미디어워치팀은 특히 MBC '위기의 남자'와 '로망스'가 외제차 BMW를 과도하게 보여주고 있다고 밝혔다. '위기의 남자'에선 주인공 신성우가 운전하는 BMW X5를 다양한 각도에서 보여줌으로써 의도적인 노출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했다는 것.지난달 9일 '로망스' 방영분에선 BMW 차량이 멋있다고 직접 언급된 적도 있다. 경실련 미디어워치 김태현 부장은 "최근 드라마들은 협찬사를 염두에 두고 제작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생길 정도로 간접광고가 심하다"며 "이는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이므로 방송위원회가 보다 적극적으로 제재를 가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길 덕 기자 duk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