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럽형 어린이 감기약의 계량 용기 눈금이 약물복용량을 무시하고 만들어져 약물 오남용 사고 위험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은 시판 중인 시럽형 어린이 감기약과 해열제 20종에 대해 조사한 결과 복용량은 제품마다 연령에 따라 3,4,5,7.5,12,30㎖ 등으로 다양한 반면계량 용기는 대부분 2.5, 5㎖ 눈금밖에 없어 정확한 복용이 어려운 것으로 조사됐다고 7일 밝혔다. 또 유아용품점 등에서 판매하는 영유아용 투약기 10종의 눈금 표시 용량과 실제용량의 오차를 측정한 결과, 일부 제품은 표시량이 실제 용량보다 16%가 적었다. 소보원 조계란 식의약안전팀장은 "계량용기는 불투명한 재질과 작은 눈금 표시로 용량을 재기가 어려웠고, 영유아용 투약기는 의료용구로 지정되지 않아 눈금 오차나 재질 등에 관한 기준조차 없다"고 말했다. 한편 소보원이 영유아와 초등학생 자녀를 둔 부모 300명을 대상으로 투약 실태를 조사한 결과 64.3%(193명)가 자녀에게 약을 먹을 때 계량용기 대신 밥숟가락, 찻숟가락, 물컵 등을 사용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33%(100명)는 복용량과 횟수를 임의로 늘려 먹인 경험이 있으며, 51.7%(155명)는 의사와 상담하지 않고 항히스타민제, 진정제 등을 다른 약과 함께 먹인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소보원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제약업계에 계량 용기 눈금표시를 자율적으로개선토록 권고하고, 투약기 눈금 표시 허용오차 등에 관한 기준 마련과 의료 용구지정을 관계 기관에 건의했다. 조 팀장은 "최근 일본에서는 해열진통제를 과다 복용한 어린이가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적도 있다"며 "어린이는 약물에 훨씬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부모들의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서울=연합뉴스) 이광철기자 gcmo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