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 공식 상품권 사업자인 코오롱TNS가 월드컵 기념 문화상품(art work) 작가로 선정한 도예가 박석우씨(55). 흰색 바탕에 반구(半球)형태인 그의 도자기 작품 '풍경'은 심플하면서도 현대적인 이미지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하얀 옷을 즐겨 입는 한국의 미를 반영한 것이지만 월드컵 참여국을 모두 수용하면서 페어 플레이에 대한 소망을 담았습니다." 재료인 '포슬린'이란 흙은 핀란드에서 수입한 것으로 철분을 많이 함유,반구의 겉과 안은 얇으면서도 튼튼해 전통 한국도자기와는 전혀 다른 이미지를 보여준다. 그가 제작한 50점은 모두 수작업으로 완성해 똑같은 형태는 한 점도 없다. 박씨는 한국보다 스웨덴과 핀란드에서 더 잘 알려진 작가다. 70년대 서울대 응용미술학과를 졸업한 후 스웨덴에서 10년,핀란드에서 18년동안 살면서 도예에만 전념했다. 특히 핀란드 펜틱사에서 아트디렉터로 근무,실용적이면서도 예술적 가치를 지닌 도자기를 선보였다. 그래서 '스칸디나비아 예술계에 불어온 동양의 신선한 바람'으로 불릴 만큼 현지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스웨덴과 핀란드 왕실에서 귀빈 선물용으로 의뢰하는 도자 작품은 그가 참여한 프로젝트팀에서 거의 도맡아 제작해 왔다. 그동안 해외에서 판매한 작품이 수천점에 달할 정도다. 그의 작품은 한국의 전통미에 스칸디나비아의 자연미를 가미시켜 독특한 조형미를 보여준다. 파스텔처럼 예쁘면서 다양한 색을 썼던 과거 작품과 달리 최근작은 형태가 단순하면서 아무 색도 쓰지 않은 백색에 가깝다. 국내에선 처음으로 기업 주문에 의해 아트상품 제작에 참여했다는 박씨는 국내 도자기·공예상품 시장이 수요 공급 측면에서 선진국에 비해 너무 침체돼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우리나라도 문화상품시장이 성장하려면 기업들이 문화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의 월드컵 기념 작품은 코오롱TNS(02-3452-0204)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성구 기자 sk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