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신권의 주식형 펀드로 시중자금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현 지수대에서 주가가 1,000포인트를 돌파하면 최소 30%의 수익률은 가능하다는 판단에서 대기자금이 꿈틀거리기 시작했다는 게 투신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최근 조정이 단기 급등에 대한 반사작용과 일시적 수급 공백에 따른 것일 뿐 양호한 펀더멘털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인식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신권 관계자들은 "이번 조정장에서의 자금 유입 정도에 따라 올해 '서머 랠리'를 기대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주가 800 깨진 이후=종합주가지수 800선이 붕괴된 지난달 31일 하룻동안 투신권의 주식형 펀드에 1천5백억원의 자금이 들어왔다. 이에따라 순수주식형 펀드 수탁고도 10조원대로 다시 올라섰다. 이날 유입된 자금은 외국계,국내 기관,개인자금 등으로 다양하다. 한국투신운용 외수펀드에는 유럽계 자금 6백40억원이 추가 설정됐다. 교보투신운용도 주식편입 비중이 최대 90%인 펀드에 국내 금융기관 자금 2백50억원이 들어왔다. 외환코메르쯔투신의 신규 수탁고 1백50억원에는 국내 증권사 고유계정 자금 1백억원과 함께 개인투자클럽에서 맡긴 50억원도 포함돼 있다. 외환코메르쯔투신 관계자는 "지수가 800선 아래로까지 떨어지자 기관과 개인들이 투자메리트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투신권 주식형 펀드에 연내로 2천5백억원을 추가 투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국민연금 장길훈 팀장은 "증시가 조정국면을 맞고 있지만 연내로 1,000포인트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했다. ◆투신의 저가매수 가능=우려하던 환매사태 대신 자금이 꾸준히 유입돼 매수 여력을 키워주고 있다. 3일 기관 전체적으로는 프로그램 매물 등의 영향으로 31억원의 순매도를 보였지만 투신권은 4백억원 이상의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대한투신운용 이기웅 주식운용본부장은 "과거 경험을 보면 단기간에 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급락하면 어김없이 대규모 환매가 일어났었다"며 "그러나 최근엔 가시적인 환매가 나타나지 않고 있어 여전히 상승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투신운용 김성대 주식운용본부장은 "이번 조정장을 포트폴리오 교체와 저가매수의 기회로 삼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오는 12일 트리플위칭데이를 앞두고 수급 공백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투신권의 공격적인 매수세는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대신 증시가 트리플위칭데이의 영향을 흡수했다는 판단아래 자금 유입에 가속도가 붙을 경우 투신권이 반등장의 주역이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윤성민 기자 sm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