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와 기업 경영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승자와 패자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축구에는 감독 팀 선수 전략과 전술이 있고 기업에는 경영자 조직 조직원 경영전략이 있다. 특히 감독과 최고경영자(CEO)의 역할은 성패를 가름하는 결정적 요소다. 최근 월드컵 한국대표팀의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끌어낸 거스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이 주목받는 것도 이 때문이다. 축구해설가 신문선씨(44)가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을 분석한 '히딩크 리더십'(신문선 지음, 리더스경제연구소, 1만원)을 펴냈다. 신씨는 "유능한 감독일수록 뛰어난 용병술과 친화력으로 팀을 이끈다"며 히딩크 감독의 선수 선발 및 훈련, 전략.전술 개발과 조직관리 등을 분석해 CEO들이 본받아야 할 리더십 원칙들을 제시한다. 히딩크 리더십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철저한 원칙주의자라는 점. '경기의 흐름을 컨트롤하고 경기를 최대한 지배하며 어떻게 창조적인 게임으로 만들 것인지를 생각한다'는게 히딩크 감독의 기본 원칙이라고 한다. 이를 경영에 대입하면 '시장의 흐름을 컨트롤하고 시장을 최대한 지배하며 어떻게 창조적인 경쟁력을 지닐 것인가 늘 생각하라'는 말로 바꿀 수 있다고 신씨는 설명했다. 상황이 바닥까지 내려가도 긍정적으로 사고하고 희망을 버리지 않는 것도 히딩크 리더십의 장점이다. 한국팀 감독을 맡은 후 가진 노르웨이와의 첫 경기에서 2 대 3으로 역전패당한 뒤 히딩크는 이렇게 말했다. "발전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파라과이와의 경기에서 선취점을 지키지 못하고 승부차기까지 갔을 때에는 "재검토할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안 것이 수확"이라고 했다. 신씨는 "가능성은 1%만 있어도 충분하다"며 "패배의 쓴잔을 마시고도 희망적인 전망을 내놓을 수 있는 것이 명장의 리더십"이라고 평가했다. 졌다고 주저앉기보다는 실패를 거울삼아 다음의 승리를 준비한다는 것이다. 히딩크 감독은 또 규율을 엄격히 적용하면서 조직을 장악한다. 복장을 통일하라, 휴대폰 소음을 내지 마라, 식사시간을 지켜라, 선수단 이외의 사람은 미팅을 참관하지 마라, 숙소를 절간같이 하라. 이같은 규율 적용으로 히딩크 감독은 훈련 시작 며칠만에 조직을 장악했다고 한다. 그렇다고 마냥 선수들을 옥죄지는 않는다. 선수들에게 재충전을 통해 생각할 시간을 갖도록 배려한다. 또한 번뜩이는 기지와 유머로 친화력을 잃지 않는다. 스타 플레이어보다는 조직력을 강조하는 것도 히딩크 리더십의 특징이다. 스타라고 해서 돌출 행동을 하면 결코 용납하지 않는 대신 전체의 조직력을 강화하는데 주력한다. 신씨는 "기업도 작은 기업(축구의 개인전술)이 몇몇의 단위별 기업(부분전술)을 이뤄 거대 프로젝트 완수라는 목표 아래 공동작업(팀전술)을 수행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밖에도 자기보다 강한 팀과 승부하는 도전정신, 문제점을 고치고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겸손한 자세, 몸만 뛰지 말고 머리도 함께 뛰라는 창의적 플레이 등 77가지의 리더십 지침들을 '기적을 창조하는 키워드'로 제시하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