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힙합경제' 대박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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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시 젊은이들의 자유스러움을 상징하는 음악장르인 힙합과 관련된 산업규모가 커지고 있다.
특히 기업들이 광고 수단으로 힙합을 적극 활용하면서 '힙합경제'가 새삼 주목을 끌고 있다.
힙합은 말 중간부분의 음절을 생략한 발음이나 역동적인 춤을 특징으로 하는 랩에서 비롯된 것.
하지만 이제는 옷차림은 물론 말 춤 행동양식까지도 포괄하는 도시 젊은이들의 문화를 의미하고 있다.
흑인들의 폭력과 물질만능주의 등을 상징하는 것으로 비쳐지기도 했지만 힙합 CD의 60%를 백인이 살 정도로 힙합은 인종 구분없이 인기를 끌고 있다.
CD TV쇼 비디오게임 등을 포함해 힙합과 관련된 직접적인 산업규모는 연간 50억달러(6조3천억원 상당)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난 한햇동안 미국에서 팔린 7억6천2백80만장의 CD중 11.7%인 8천9백20만장이 힙합이었다.
인기 힙합 가수인 제이-Z와 데이몬 대쉬가 세운 록 A 펠라는 3억달러(3천7백억원 상당)의 거대한 사업체로 부상했다.
힙합 음악이 빌보드 차트에 올라가면서 대중의 눈길을 끌기 시작한 것은 25년전.
당시만 해도 미국 기업들은 힙합의 빠른 성장세를 예상하지 못한데다 도시 젊은이들의 어두운 면을 부각시키는 듯한 속성 때문에 외면해왔다.
그러나 이제는 너나 없이 힙합 음악과 비디오를 유용한 광고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
노랫말에 제품이 포함되는 것만으로도 일거에 인기 상품이 되는 게 바로 힙합 경제의 힘.
80년대말 런-DMC는 아디다스의 후원을 받는 대가로 '마이 아디다스'라는 노래를 불러 아디다스 신발의 시장 점유율을 늘리는데 톡톡히 기여했다.
스누트 독스는 '진 앤드 주스'로 탠커리 진 매출을 10% 이상 높였다.
헤네시 코냑이나 동 페리뇽 포도주도 힙합 노랫말에 포함돼 매출이 늘어났다.
코카콜라의 스프라이트가 레몬 음료의 경쟁자인 세븐 업을 누른 것도 힙합 음악을 활용한 광고 덕분이다.
젊은층은 물론 일반 소비자들까지 빨아들이는 힙합 음악의 강력한 호소력으로 힙합경제 규모는 지속적으로 커질 전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워싱턴=고광철 특파원 g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