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했지만 너무 잘싸웠다. 한국축구는 분명히 달라졌다. 세계랭킹 40위의 한국월드컵축구대표팀은 세계랭킹 1위이자 월드컵 2연패를 노리는 "아트사커" 군단 프랑스를 맞아 2- 3으로 아쉽게 역전패 당했으나 기대이상으로 선전했다. 한국은 이로써 월드컵 16강을 넘어 그 이상의 성적을 거둘 가능성이 높아졌다. 아울러 지난해 5월30일 컨페드컵에서 프랑스팀에 5대 0으로 패한 수모를 1년만에 어느 정도 만회했다. 26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프랑스와의 평가전은 한국 축구가 얼마나 발전했는가를 여실히 보여주는 한판이었다. 세계 최고의 개인기를 보유한 프랑스팀을 상대로 볼싸움에서 전혀 밀리지 않았으며 오히려 프랑스팀을 압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에서 공격으로 전환하는 속도도 무척 빨라져 오히려 프랑스팀이 당혹스러워했다. 한국팀은 수비에 중점을 둔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한국 공격의 기본 전술은 3명의 공격수를 세우고 양 사이드 어태커가 측면돌파로 공격루트를 뚫어 골 기회를 만드는 것으로 히딩크는 황선홍을 최전방에,좌우측 날개에는 설기현과 최태욱을 세웠다. 후반에는 황선홍 대신 최용수가 기용됐으며 다시 후반 23분에는 차두리가 투입됐다. 선제골은 전반 16분 프랑스에서 나왔다. 경기시작부터 한국팀 골문 좌측에서 바쁘게 움직이며 위협을 가하던 티에리 앙리가 센터링해 준 볼을 다비드 트레제게가 넘어지면서 오른발로 차 넣었다. 한국팀은 선제골을 빼앗겼지만 흔들림없이 경기를 풀어나갔다. 한국은 전반 26분께 김남일이 하프라인 부근에서 박지성에게 넘겨준 볼을 박지성이 차고 들어가 수비수 1명을 제친뒤 왼발로 벼락같이 강슛,동점골을 성공시켰다. 한국팀은 상승세를 몰아 전반 41분께 역전골을 네트에 꽂았다. 이영표가 프랑스팀 골대 우측에서 찬 프리킥을 설기현이 골문 중앙에서 헤딩으로 집어넣었다. 후반 시작하자마자 프랑스의 대공세가 시작했다. 프랑스는 후반 8분 뒤가리가 헤딩슛을 성공시켜 승부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한국팀은 그래도 위축되지 않고 대등한 경기를 펼치며 몇차례 위협적인 공격으로 프랑스 문전을 뒤흔들었다. 후반에 교체투입된 차두리는 2차례 골키퍼와 정면으로 맞서는 결정적인 기회를 맞았으나 아쉽게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프랑스는 후반 43분께 프랑크 르뵈프가 역전 헤딩골을 집어넣었다. 후반 종료직전 프랑스 선수가 페널티에어리어안에서 핸들링 반칙을 범했으나 주심이 그냥 경기를 속개시키는 바람에 비길수 있는 기회를 놓치고 말았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인 지네딘 지단은 전반 37분경 왼쪽 허벅지 이상으로 교체됐다. 한국팀은 이날 패배로 최근 8경기만에 첫 패배(3승4무1패)를 기록했다. 올해 A매치 전적은 3승6무5패. 수원=조재길.홍성원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