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가 부실기업의 분식회계를 눈감아준 담당 회계법인은 물론 개별 회계사들의 책임을 물어 손해배상소송을 추진키로 했다. 예보는 이를 위해 이미 손해배상 소송방침이 통보된 고합 관련 회계사 10명 외에 대우 계열사의 분식회계에 책임이 있는 69명에 대해서도 손실 책임을 파악중이다. 예보 관계자는 24일 "분식회계를 눈감아줌으로써 금융회사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을 초래한 회계법인과 함께 개별 회계사들의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외부 감사위원들의 지적에 따라 이들에 대한 선별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증권선물위원회의 감리결과를 토대로 부실 책임자를 선정중"이라고 덧붙였다. 예보는 SKM 진도 극동건설 등 최소한 20여개 부실기업의 분식회계에 대해서도 회계사들의 과실이 드러나는 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다는 방침이어서 회계업계 전체가 손해배상 파문에 휩쓸리게 될 전망이다. 예보가 대우 회계부실과 관련해 책임 여부를 조사하고 있는 회계법인은 이미 청산된 산동과 청운을 비롯 안진 안건 등이다. 예보는 지난 2000년 증권선물위원회가 대우 분식회계와 관련해 징계를 내렸던 회계사 69명 가운데 (주)대우를 비롯 대우전자 대우통신 대우중공업 등 4개사 담당 회계사들을 우선 조치 대상으로 삼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기업의 분식규모는 19조원에 달했다. 부실기업 대부분이 분식회계를 통해 금융권에 손실을 입혔기 때문에 예보의 이같은 방침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회계사 상당수가 손해배상 소송에 휩싸일 것으로 회계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공적자금 회수라는 대의명분도 중요하지만 실효성과 파장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