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씨의 검찰 출두를 지켜본 동교동계 인사들은 "홍걸씨는 비서들과도 거의 말을 하지 않고 수줍음을 많이 타 사람들과 눈도 잘 마주치지 않았다"며 "그러던 그가 어떻게 이권에 개입할 수 있었는지 믿어지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김 대통령의 세 아들중 이희호 여사가 낳은 아들인 홍걸씨는 청소년시절 아버지의 가택 연금, 납치사건, 사형 선고 등을 겪으면서 내성적이 됐다고 한다. 지난 90년대 중반 홍걸씨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거주하면서 사실상 가족들이나 동교동 비서들의 통제권을 벗어났다. 유학 초기시절만 해도 월세방에 살고 왜건을 타고 다녔다. 주변 사람들과 접촉도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2001년들어 유학생 신분에 걸맞지 않게 로스앤젤레스 고급 주택가에 1백만달러짜리 집을 사고 렉서스승용차를 타고 다니면서 씀씀이도 커졌다. 최규선씨의 집요한 접근과 사업에 대한 욕심이 생긴 홍걸씨는 몇년전부터 1년에 10여차례 이상 서울에 드나들었다. 어떤 때는 청와대에 알리지 않고 들어왔다가 김 대통령이 뒤늦게 알고 청와대에 들어오라고 했지만 말도 없이 다시 출국하곤 했다. 김 대통령은 권노갑 전 고문에게 홍걸씨와 최규선의 관계를 정리하도록 지시했다. 큰형인 김홍일 의원도 최씨와 만남을 적극 말렸으나 오히려 '형이 해준 것이 뭐 있느냐'는 핀잔만 들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