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2006.04.02 14:07
수정2006.04.02 14:08
울산시 남구 삼산동 현대백화점 울산점과 롯데백화점 울산점 간의 상권 확보 경쟁이 갈수록 열기를 더해가고 있다.
현대 계열사가 밀집해 있다는 지역 연고를 지키려는 현대와 울산이 신격호 그룹 회장의 고향임을 내세워 현대 아성을 허물려는 롯데의 한판 승부가 벌어지고 있어서다.
전투를 이끌고 있는 지휘관은 현대백화점 민형동 점장(51)과 롯데백화점 이남훈 점장(50).
울산에 부임하기 전 1년여간 이 점장은 롯데백화점 영등포점장으로, 민 점장은 현대백화점 천호점장으로 맞싸웠다.
민 점장이 5년간 현대백화점 영업전략 실장으로 있을 때 이 점장은 롯데쇼핑 백화점 판매총괄팀장과 마케팅부문장을 맡았다.
이 점장은 외환위기로 경기가 침체된 98년 국내 백화점 경품 사상 처음으로 29평형 아파트.승용차 등을 경품으로 내걸어 매출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린 장본인이다.
지난해 8월 롯데백화점이 개점 기념으로 경품 등을 내건 파격적인 세일을 하면서 현대와의 경쟁은 불붙기 시작했다.
같은 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영업이익 90억원, 경상이익 67억원을 기록하는 등 순항했던 현대 울산점은 하반기 들어 실적이 악화됐다.
민 점장은 당초 막강한 자금력과 영업력을 내세운 롯데가 보다 확실한 상권 개척을 위해 울산점에 대한 전방위 지원에 나설 경우 두 백화점 모두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우려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이후 수차례에 걸쳐 과다한 판촉전을 줄이자는 뜻을 비쳤다.
이같은 휴전 제의가 수용되지 않자 현대는 지역 텃밭 백화점으로서의 비교 우위를 내세우며 고객 밀착형 서비스 중심으로 공세에 맞서고 있다.
울산시가 월드컵 준비캠프를 차리는 스페인과의 국제문화교류 확대를 위해 설치키로 한 '스페인 하우스'를 백화점 내에 발빠르게 유치한 것도 이같은 전략 때문이다.
삼산로를 사이에 두고 1백m 거리에 마주한 '가깝고도 먼 이웃'인 이들은 한달에 한번 정도 식사를 할 만큼 사적으로는 친한 사이다.
울산=하인식 기자 ha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