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팔레스타인 주민의 지도자로 인정하면서도 자치정부를 이끌 참신하고 책임감이 더 강한 지도자들을 발굴하기 위해 개혁을 추구하고 있다고 CNN방송이 미 정부 관리들을 인용, 9일 보도했다. 이와 관련,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한 관리는 미 정부가 개인이 아닌 전체 정치구조를 정점으로 하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리는 CNN과 가진 회견에서 "우리는 한 개인을 통해 그같은 구조에 도달하기 위해 노력했으나 여의치 못했다"면서 "따라서 이제는 정치구조를 먼저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아라파트 수반이 그 정치구조 안에 포함될수는 있지만 정치구조가 곧 아라파트일 수는 없다"고 지적하고 "우리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부여한 권위에 입각해 관공서와 관리들이 권한을 갖는 정치적 실체의 개념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그와같은 방향으로 개혁될 경우 현재처럼 아라파트 수반에 집중된 권한과 그의 중요성이 약화될 것이냐는 질문에 "물론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리처드 바우처 국무부 대변인도 8일 "우리는 아라파트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수반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가 팔레스타인의 제도들을 개혁하는데 건설적인 역할을 맡아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CNN은 그러나 부시 행정부의 다른 관리들과 서방 외교관들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그같은 개혁을 주도할 경우 팔레스타인 지도부의 저항을 초래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 정부의 한 고위관리는 비록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자체 개혁과 민주적 제도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모든 결정은 여전히 아라파트 수반 한 사람에의해 내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서방 외교관도 아리엘 샤론 이스라엘 총리의 자치정부 개혁 주장은 "비생산적"일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이스라엘의 구도대로 개혁을 단행할 것으로 생각하진 않는다"면서 아랍세계가 유럽연합(EU) 및 미국과 함께 팔레스타인측에 체제개혁 압력을 가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광훈기자 barak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