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술투자는 기업구조조정 부문의 선두주자중 하나다. 지난 99년 7월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로 등록했으며 같은해 8월 '한국기술투자 기업구조조정조합 1호'(이하 조합 1호)를 결성했다. 조합 1호는 2천80억원으로 만들어졌다. 5천여명의 일반투자자가 90%를 출자했으며 한국기술투자가 10%를 댔다. 한국기술투자의 조합 1호는 일반투자자가 출자한 최초의 구조조정펀드라는 점에서 이목을 모았다. 실적배당 펀드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8월 일반투자자들에게 원금상환을 보장해 줘 파문을 일으켰다. 더군다나 자칫하면 회사가 손해를 볼지도 모르는 원금보장 안건을 한국기술투자의 주주들이 주총에서 통과시켜 줬다는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조합 1호는 숱한 화제에도 불구하고 견조한 수익을 내고 있다. 지난달말 기준으로 이 펀드는 9백90억원의 현금성 자산과 1천5백86억원의 유가증권(주식 전환사채 등)을 보유하고 있다. 4백96억원(23.8%)의 평가이익을 확보하고 있다. 이는 펀드 결성일(2000년 8월 6일) 이후 주가가 상당히 큰폭으로 하락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상당한 성적을 내고 있는 것이다. 종합주가지수는 2000년 8월 6일 938.26에서 지난달말 842.24로 10.2% 떨어졌다. 코스닥지수는 같은 기간 191.37에서 73.34로 61.6%나 내렸다. 한국기술투자는 조합 1호의 평가자산이 오는 7월말 만료일까지 변동은 있겠지만 20~25% 수준의 수익은 무난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자들의 수익은 비과세이기 때문에 조합 1호의 수익률은 20%로 계산되는 3년 만기 정기예금의 세후수익률보다 높은 것이라고 회사측은 자체 계산했다. 조합 1호가 이같은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은 철저한 분산투자로 위험을 잘 관리한 덕택으로 보인다. 조합 1호는 지금까지 모두 55개 기업에 투자했다. 재무안전성이 떨어지는 기업 가운데 자금이 투입될 경우 기업가치가 높아지는 회사를 주로 골랐다. 리타워텍에 2백8억원을 투자해 상당한 손실을 봤지만 동신제약 같은 회사로 플러스 수익을 유지하고 있다. 조합 1호는 동신제약에 2000년 45억7천만원을 투자해 이제까지 모두 81억6천만원을 회수했다. 35억9천만원을 번 것이다. 동신제약은 조합 1호의 투자에 힘입어 98년 2백억원 적자, 99년 4백32억원 적자에서 2000년 2백5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부채비율 및 금융비용부담률 하락 등 재무지표도 일제히 개선됐다. 펀드 만기일까지 주식이나 채권을 팔지 못해 생기는 조합 1호의 미매각자산은 회계법인 등 제3의 평가회사가 산정하는 가치대로 한국기술투자가 사준다. 한국기술투자측은 미매각자산의 발생으로 인한 위험은 모두 없앴다고 강조했다. (02)3484-7300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