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들게 모아뒀던 신용카드 포인트가 어느날 자신도 모르는 사이 감쪽같이 사라진다면 어떤 기분이 들까. 마치 통장 속에 들어있던 돈을 도둑맞은 듯한 느낌이 들 것이다. 실제로 '신용카드 포인트는 유효기간 5년'이라는 사실을 모른 채 그동안 쌓아둔 포인트를 써보지도 못하고 잃어버리는 회원들이 적지 않다. 이렇게 소멸되는 포인트만도 해마다 수백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 포인트 사용실태 =국내 카드업계 전체로는 지난 97년 중 총 7백63억원어치(신용판매액 x 0.2%로 계산시)의 포인트를 회원에게 제공했다. 포인트 사용률이 평균 20%에 못미치는 사실을 감안한다면 올해중 6백억원 이상의 포인트가 회원들의 '무관심' 속에 소멸될 전망이다. ◆ 써야만 돈된다 =사라져가는 포인트를 돈되게 쓰기 위해선 카드사에 활용의사를 밝혀야 한다. 전화나 인터넷상에서의 포인트 사용신청이 필수다. 카드사가 지정한 가맹점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도 포인트 활용법이다. 카드사들은 특정 가맹점을 지정, 쌓인 포인트를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적극적인 소비자라면 여기저기 쌓은 포인트를 자신이 원하는 용도로 교환하는 '포인트 스와핑'을 이용하면 된다. 여러 곳에서 쌓은 포인트를 전부 항공 마일리지로 교환하거나 한 곳으로 집중시켜 대금결제용으로 사용할수 있다. 원하는 포인트로 교환할 때는 팝포인츠(www.poppoints.co.kr) 포인트파크(www.pointpark.com) 등과 같은 포인트교환 사이트를 이용하면 된다. ◆ 카드포인트, 문제 있다 =포인트가 소멸되는 데는 회원뿐 아니라 카드사의 잘못도 크다. YMCA 시민중계실의 서영경 팀장은 "왜 카드사만 유독 포인트에 5년이란 유효기간을 적용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이 제공하는 항공포인트(마일리지)는 카드포인트와 달리 유효기간이 없다. 카드사들의 '불성실한' 정보제공도 포인트 소멸에 한몫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매월 회원에게 발송하는 청구서를 통해 회원의 포인트 적립 현황을 알려준다. 하지만 '언제, 얼마의 포인트가 소멸됐다 또는 소멸될 것'이라는 정보는 생략한다. 서 팀장은 "포인트는 카드사가 회원에게 돌려주기로 약속한 보상금"이라며 "카드사는 회원들의 포인트 사용 확대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최철규 기자 gra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