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이 현대석유화학 인수에 나선다. 이는 SK그룹이 앞으로도 화학산업을 주력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어서 주목된다. SK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1일 "최근 그룹 차원에서 현대유화 인수를 추진키로 결정했다"며 "이같은 방침을 조만간 현대유화 채권단에 전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SK가 현대유화를 인수할 경우 SK는 에틸렌 1백78만t, 프로필렌 87만5천t, 부타디엔 24만5천t, 벤젠 63만3천t, 고밀도 폴리에틸렌 41만t 등의 연간 생산능력을 갖춘 국내 최대 규모의 화학회사가 된다. 구조조정본부 관계자는 "화학산업은 경쟁이 치열하다는 단점은 있지만 규모의 경제를 갖출 경우 수익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이같은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SK는 이미 채권단에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호남석유화학과 함께 현대유화 인수를 둘러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게 됐다. 여기에 LG화학과 일부 외국업체들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현대유화 매각작업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SK는 화학산업이 경공업 발전에 필수적인 산업인데다 시장 규모도 앞으로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보고 그룹 차원에서 화학산업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SK는 지난해 7월 SK에버텍(SK케미칼에 흡수합병)의 SM(스티렌모노머) 공장을 한국바스프에 1억3천만달러에 매각했으며 작년말까지 SK(주)의 합성수지 사업부문을 떼어내 대림산업 폴리미래 등과 통합법인을 설립하는 방안도 추진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SK가 장기적으로 화학산업을 포기할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었다. SK 관계자는 그러나 "통합법인 설립 시도가 무산된데다 화학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 그룹 차원에서 다시 화학산업을 육성키로 했다"며 "앞으로 화학산업을 강화하는 '역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